김현주(56) SMC엔지니어링 대표의 얼굴에선 요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가 애정을 쏟는 2개 축구팀이 연일 승전보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직장인팀이었다. 반도체 생산이 주력인 청주 소재 중소기업 SMC엔지니어링에서 근무 중인 사원들로 구성된 SMC 직장인팀은 지난 13일 FA컵 1라운드 승리를 거뒀다.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K3리그 팀 서울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이한울 박주현 이준희)을 몰아치며 3-2로 이겼다. SMC 직장인팀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FA컵 2라운드 진출로 생활체육팀의 저력을 과시했다.
청주시티FC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난해 말 SMC엔지니어링이 K3리그 천안FC를 인수한 뒤 청주 연고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새로 태어난 청주시티FC는 지난 19일 K3리그 개막전에서 힘차게 첫발을 내딛었다. 청주시티FC는 흥덕축구공원에서 열린 춘천시민구단과의 홈경기에서 김규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현장엔 언제나 김 대표가 있었다. 그는 “직장인팀이 2년 연속 FA컵 1라운드 통과라는 성과를 내서 정말 자랑스러웠다. 그때 효창운동장에서 최순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김정남 OB축구회장 등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덕담을 들었다”며 웃었다. 또 “K3리그 개막전 홈경기 때 남녀노소 2000여 명의 청주시민이 응원을 보내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울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FA컵 1라운드에서 맞붙은 SMC엔지니어링 직장인팀과 천안FC. 이후 SMC엔지니어링의 모기업이 천안FC를 인수하며 청주시티FC가 탄생했다.
김 대표의 꿈은 85만 청주시민들을 위한 프로축구팀이 탄생하는 것. 서울 태생이지만 28년째 청주에서 거주 중인 그는 “청주시티FC의 개막전 경기 모습과 팬들의 성원을 확인하면서 프로행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부푼 마음을 드러냈다.
김 대표가 프로팀으로 키워나갈 갈 청주시티FC는 임진욱(전 충주 험멜) 이윤의(전 부천FC1995) 신연수(전 부산 아이파크) 강윤구(전 빗셀 고베) 등 프로 출신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김 대표는 선수단 숙식 제공은 물론 매달 훈련수당 및 승리수당까지 지급하며 ‘세미프로팀’으로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직장인팀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김 대표는 “선수들이 근무시간이 끝난 후 피곤한 몸으로 훈련을 소화하는 등 애로가 많다. 대신 여러 인센티브로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돕는다”고 밝혔다. 또 청주대와 청주시티FC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력을 키우도록 후원한다.
오는 26일 SMC 직장인팀과 청주시티FC는 나란히 FA컵 2라운드를 치른다. 직장인팀은 상지대(오후 2시 원주 상지대 운동장), 청주시티FC는 광주대(오후 2시 청주 흥덕축구공원)를 상대한다. 김 대표는 “날짜가 겹쳐 나는 청주시티FC 홈경기를 찾고 친동생 김현덕 SMC엔지니어링 부사장이 직장인팀과 동행한다. 직장인팀과 청주시티FC가 연전연승해 FA컵에서 만나는 모습을 상상한다”며 웃었다. / 박재림 기자 jamie@footballjourna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