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20세기  마음과  21세기  마음이
사나운 파도처럼 부딪힌다
소위 새로움과 낡음의 대립이다
밥상머리에서 아비와 아들의 껄끄러움이다
코로나가 입을 마스크 씌우지 않아도
그 어색한 칭묵은 밥상을 점령했을 것
서로가  핑계를 잘 마련한 셈이다 

누가 잡으러 오는가
무슨 밥을  그리도 빨리 먹는가
속도는  마려움에서 오는 것
딴 마음이 급할수록 속도가 절실한 법
우리는 무슨 마려움으로 이리도 서두르는 것인가

마음의 담장은  허무는 데 시간이 걸린다
파도와 파도가 부딪혀 포말을 일으키고
포말이 새로운 물길을 찾기에 
도대체 얼마의 세월이 걸릴까
석양은 경게가 엷어질  때 눈부시지 않는가

우리는 모두 석양이 될 것이다
붉은 눈시울 같은 게 우리니까
파도야 너는 그 비밀을 알아 
그리도 슬픈 것이냐
그리도 음울한  율음소리 내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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