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간 전기가 아침이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오늘 오전 10시가 다 되도록 복구되지 않았다. 

화장실도 그렇고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국 짐을 간단히 꾸려 딸아이의 오피스텔로 갔다. 

계속 관리소장에게 연락을 걸어 언제 해결되는지 물으려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 

관리소장과 밤 9시가 되어서야 연락이 됐다. 전기가 들어오냐는 말에 됐다는 말을 듣고 

택시를 탔다. 

아~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모처럼의 휴가가 정전사태로 덧없이 지나버렸다. 

택시에서 내리는데 뭐가 싸하다. 환하게 밝아야 할 건물이 어두워보였다. 

건물입구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모여있다. 전기가 다 들어온 것이 아닌 상태였다. 저마다 기다림에 지쳤는지 인상들이 좋지 않다. 

서로 자기 층부터 해결해달라고 닥달하는 눈치였다. 낮은 층부터 해결해가는 모양이다. 

벌써 11시가 다 되어가는데 암흑세상이니, 모두가 짜증이 날만도 하다.

도대체 무엇이 무엇인지 묻지도 못했다. 불난데 부채질하는 꼴 같아 조용히 죽은듯이 현관을 급히 들어와버렸다. 

불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아직도 불안한 구석이 남아있다. 

송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