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오지랖이라는 말이 있지요. 오지랖이 넓다고 할 경우 간섭할 필요가 없는 일에도 주제넘게 간섭하고 참견하는 사람을 비꼬는 표현으로 사용되는데요, 이걸 달리 생각해보는 가슴이, 또는 마음이 넓다는 말에 다름 아니겠지요. 즉 남에 대해서 공감하고 배려하며 감싸고 위로하는 마음의 표현일 텐데요. 한국인들의 특징을 얘기할 때에도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아프가니스탄에서 구조한 특별기여자들의 경우에도 지금 충북 진천에 있는 인재개발원에 수용되어 있는데 따뜻하게 그들을 받아준 진천군민들을 위해서 국민들이 진천군의 농특산물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서 주문량이 폭증해 품절과 배송지연 사태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진천군 농산물이 한계를 보이자 이번에는 대한 적십자사로 방향을 돌려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위한 구호기금과 물품의 기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경우는 우리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결식아동들을 돕기 위한 착한 파스타와 같이 동참하고 있는 주위의 이모 삼촌들, 치킨을 먹고 싶어 했던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내어준 철인7호 사장님과 돈쭐을 내어 준 많은 사람들. 올림픽에서 우리와 맞붙었던 터키 여자선수들의 눈물에 묘목을 기부한 많은 사람들, 어린 딸의 생일에 피자를 먹이고 싶었던 가난한 아버지에게 선뜻 무료로 보내 준 피자와 이에 동참한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인 들을 품어준 진천 군민들을 위해서 보여준 수많은 국민들의 마음은 한국인들의 종특을 이야기 할 때 나오는 넓은 오지랖에 대한 긍정적인 발로가 아닐까 합니다.

이처럼 알려진 경우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사례들도 있을 텐데요. 지난한 역사에서 어려움과 역경을 극복하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국인들에게는 타인의 어려움에 대해서 공감하고 또 위로하는 것이 자연스레 유전되어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해마다 장마나 태풍이 오고 나서 수해가 발생하면 어디선가 나타난 노란 조끼를 입은 익명의 자원봉사자 분들이 복구 작업을 돕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살아가면서 보는 이러한 모습들이 오지랖의 긍정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앞으로도 많은 오지라퍼들이 나타나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그래서 같이 살아가는 사회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면 좋겠습니다.

억수로빠른 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