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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염상호가 화를 내면서, 말하였다.

" 웃기는군, 그대들의 패전(敗戰)을 우리에게 넘기려고 하다니, 전투에 지고나니 변명꺼리가 필요한 모양이지? "

그의 이야기를 듣고 용이 화가 나서 외쳤다.

" 당신들은 눈이 없소. 저 시신을 보시오. 과연 산적들이 저 정도의 화살을 쏠 수 있을 것 같소? "

그러자, 그들의 눈이 시신으로 돌려졌고, 그들은 의문어린 눈이 되어 서로를 쳐다 보았다.

자기들이 보기에도 상당한 내력이 깃든 화살이 용병의 시체에 남아있었던 것이었다.

" 흥, 그것은 나중에 우리가 충분히 밝힐 수 있는 것이다. 말로써 이 상황을 벗어나려고 우리들의 시선을 돌리지 말거라, 이놈아! "

장창보주 조문도가 입술을 실룩거리며 이야기를 하였다.

" 우리가 여기에 온 것은 그동안 네놈들이 행동한 것에 대해 경고를 하기 위함이다. 이미 산채에 있던 산적들도 우리가 공격을 하여 처치하였다. 이제 너희들에게 훈계(訓戒)만 내리면 된다. "

조문도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자,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한다는 뜻을 보였다.

계속해서 내력을 운기하던 용은 더 이상의 이야기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그나마 탈출가능성이 있는 후방으로 위지진천을 데리고 나가기로 하였고, 행동으로 옮겼다.

용이 그렇게 재빨리 움직일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그들은 잠시 당황을 하였으나, 급히 움직여 그를 막으려고 하였다.

뒤쪽으로 달려가던 용은 전방에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정파인들을 보자, 이미 포위가 되었음을 알 수가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용은 그나마 나무가 많아 보이는 왼쪽으로 가기로 하였다.

이각(30분) 정도 달려가자, 숲은 끝나고 절벽끝이 보였다.

그동안 숲이 있어서 어느 정도 정도 문파 사람들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 된 것이었다.

바로 맞부딪히면 위지진천의 목숨은 장담할 수가 없었다.

물론 용이 가지고 있는 모든 실력을 보인다면,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겠지만, 위지진천이 당하는 것에는 달라질 것이 없었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으므로 이리 저리 절벽아래를 살펴보고 나서 뛰어내렸다.

정파인들이 왔을 때에는 둘 다 보이지 않았다.

제일 앞에서 달려왔던 화산파 장문인 화진용은 황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 어떻게 된 것입니까? "

염상호가 물어보자,

" 그 놈이 저 밑으로 뛰어내렸소. "

그러자 어떤 사람이 이야기를 하였다.

" 여기는 제가 좀 압니다. 이곳은 상당한 높이의 절벽이고, 뛰어내렸다면 살아있을 가능성이 없습니다. 설혹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훈계를 한 셈이니 이만 돌아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

서로를 쳐다본 사람들은 내심 뭔가 불쾌한 느낌이 들었지만,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장창보로 돌아간 조문도는 비록 위지진천의 시신을 찾지는 못하였지만, 어느 정도 복수를 한 것 같아 아주 기뻤다.

뛰어난 궁술을 보였던 동생들을 치하(致賀)하고, 조카 중의 하나를 양자로 들여 보주만 익힐 수 있는 무공을 지도하기 시작했고, 그 양자의 진전이 빨라 또한 기뻐하였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