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의무적으로 책을 읽으려고 몸부림치던 날들이 있었다.

어느 날부터 책 읽기가 노동으로 다가왔다.

늘 책과 함께 살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은 삶이었는데

그 노동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누가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을까?

코로나 19 상황이 길어져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났다.

참 많은 여유시간이 주어졌는데 돌이켜 보면 가장 책을 읽지 않은 시간이었다.

코로나가 있기 전에는 그래도 1년에 2-30권의 책을 구매했는데

지난 2년 구매한 책은 10권이 되지 않았다.

가까운 곳에 새로 지어진 도서관이 지어져 개관했고 새로 개관한 도서관 이기에 책들은

모두 신간이었다. 그 덕분에 책을 사는 일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책을 가까이하며 살아온 내가 이렇게 책을 구매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은 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학생이 아닌 일반인들이 책을 구입하고 읽는다는 것이 기이한 일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동안 써놓은 글들을 정리하면서 다시 책을 내볼까 생각하다 주춤거렸다.

왜 책을 내려고 하는가?

그러다 만난 책이 샌드라 거스가 지은 “묘사의 힘”이다.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부제를 앞에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

2시간 남짓 책을 완독한 후 다시 읽으면서 서사문, 묘사문 쓰기의 이론과 실제- 정제한, 이연경, 김민정, 이혜주 지음 라는 책도 단숨에 읽었다. 글쓰기 기본서를 읽은 이유는 지금 나는 어디쯤 서 있는가 확인해 보고 싶어서이다.

그동안 끄적거린 일기와 써놓은 글들을 보면서 가을이 깊어지듯 생각도 깊어짐을 느끼고 있다.

 

amseg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