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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까페의 노래 - 최영미

슬픈 까페의 노래 - 최영미

 

 언제가 한번 와본 듯하다
 언젠가 한번 마신 듯하다
 이 까페 이 자리 이 불빛 아래
 가만있자 저 눈웃음치는 마담
 살짝 보조개도 낯익구나


 어느 놈하고였더라
 시대를 핑계로 어둠을 구실로
 객쩍은 욕망에 꽃을 달아줬던 건
 아프지 않고도 아픈 척
 가렵지 않고도 가려운 척
 밤 새워 날 새워 핥고 할퀴던
 아직 피가 뜨겁던 때인가
 

 있는 과거 없는 과거 들쑤시어
 있는 놈 없는 년 모다 모아
 도마 위에 씹고 또 씹었었지
 호호탕탕 훌훌쩝쩝
 마시고 두드리고 불러제꼈지
 그러다 한두 번 눈빛이 엉겼겠지
 어쩌면...
 부끄럽다 두렵다 이 까페 이 자리는
 내 간음의 목격자
 

                                            

최영미(1961년 9월 25일 ~ )는 대한민국의 시인이며 소설가이다.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섬세하면서 대담한 언어, 지금 이곳에서의 삶을 직시하는 신선한 리얼리즘으로 한국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문학평론가 최원식에 따르면 "최영미는 첫 시집이 너무 성공한 탓에 문학 외적인 풍문에 휩싸여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불행한 시인이다”. 1992년 등단 이후 시와 소설, 에세이를 넘나들며 5권의 시집을 펴내고,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청동정원》을 출간하고 미술과 축구에 대한 산문을 많이 썼지만, 한국에서 그녀는 여전히 시인으로 더 알려져 있다.

1992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속초에서〉 외 7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투명한 언어, 일상의 언어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정확한 비유, 대담한 발상과 세련된 유머, 자본과 권력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한국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첫 시집인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1994년 50만 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저서로 시집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이미 뜨거운 것들》이 있다. 1970년대 서울 변두리의 가족사를 다룬 첫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2005년)를 출간했고, 1988년 이후 26년 간 틈틈이 써온 원고를 다듬고 보완하여 1980년대 청춘의 방황과 좌절을 다룬 자전적인 소설 《청동정원》(2014년)을 펴냈다.

최영미는 인간의 조건을 풍자적인 언어로 파헤친 시집 《돼지들에게》로 2006년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수문학상 심사위원 유종호교수는 “최영미 시집은 한국사회의 위선과 허위, 안일의 급소를 예리하게 찌르며 다시 한번 시대의 양심으로서 시인의 존재이유를 구현한다”라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돼지들에게》의 추천사에서 신경림 시인은 "진실을 추구하는 치열한 정신 없이는 이와 같은 시는 불가능할 것이다. 자칫 관념적 교훈적으로 될 수도 있는 알레고리적 방법이 시에 활기와 재미를 더해주는 점도 주목을 끈다”라고 썼으며 "시를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진정성과 언어의 조탁이 돋보인다”라며 심사평을 전했다. 시집 《이미 뜨거운 것들》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의 2013년 상반기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었다.

최영미는 삶과 여행, 그리고 예술에 관한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를 출간했으며, Francis Bacon in Conversation with Michel Archimbaud를 한국어로 번역해 《화가의 잔인한 손: 프란시스 베이컨과의 대화》(1998,도서출판 강)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인하대학교와 강원대학교에서 시 창작을 가르쳤으며, 지학사 고등검정교과서 문학(2014년)에 최영미의 시 〈선운사에서〉가, 창비사 고등인정지도서 문학(2012년)에 〈지하철에서 2〉가, 학연사 고등검정지도서 작문에 (2012년) 산문집 《시대의 우울》, 〈쾰른〉편이 수록되었다.

세 명의 한국 작곡가- 이건용, 김대성 그리고 안치환이 최영미의 시를 노래로 만들었다. 서울오페라단 단장인 이건용이 작곡하고 전경옥이 노래한 아트 팝 겸 클래식 음반 《혼자사랑》 (1998년)에 최영미의 시 4편을 노랫말로 삼은 〈선운사에서〉,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슬픈 카페의 노래〉, 〈북한산에 첫눈 오는 날〉의 4곡이 포함되었다. 무형문화재인 국악인 강권순의 창작 가곡집 《첫마음》(2007년)에 김대성이 작곡한 노래 '선운사에서'가 수록되었고, 안치환의 10집 앨범인 《오늘이 좋다》(2010년)에 안치환이 작곡하고 부른 노래 〈선운사에서〉가 실렸다.

시집

  • 《서른, 잔치는 끝났다》(창작과비평사, 1994)
  • 《꿈의 페달을 밟고》(창작과비평사, 1998) ISBN 8936421751
  • 《돼지들에게》(실천문학사, 2005) ISBN 8939205286
  • 《도착하지 않은 삶》(문학동네, 2009) ISBN 9788954607858
  • 《이미 뜨거운 것들》 (실천문학사, 2013)
  • Three Poets of Modern Korea: Yi Sang, Hahm Dong-seon and Choi Young-mi (translated by James Kimbrell and Yu Jung-yul, 2002 Sarabande Books)
  •  

산문

  • 장편소설《흉터와 무늬》(랜덤하우스중앙, 2005)
  • 장편소설 《청동정원》 (은행나무, 2014)
  • 산문집《시대의 우울》(창작과비평사, 1997)
  • 산문집《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문학동네, 2009)
#슬픈 까페의 노래 - 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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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즈아(rkcnfgo) 2018-03-20 16:43:52

    언제가 한번 와본 듯하다
    언젠가 한번 마신 듯하다
    문구는 일상 생활하면 일반인들고 많이들 느끼는 상황이라
    이문구가 문득 내이야기 같은 생각이
    좋은글 감사하며 꾸준하게 들어와서 잘보구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삭제

    • 에어드랍스페이스(airdropspace) 2018-03-19 22:31:06

      슬픈 까페하면 맞선이나 미팅하러 갔다가 상대편이 나를 썩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눈빛으로 저 잠시 화장실 갔다 올게요 하고 돌아오지 않은 그런 슬픈 까페가 생각나네요ㅎㅎ 추천 드리고 가요   삭제

      • 디노(jambo0806) 2018-03-19 10:53:19

        까마귀 생각하면 기분은 별로 좋지않죠 까치로 시를 지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조금 아쉽네요 그래도 작가분의 의도는 대충 알겠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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