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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된 인생

옆집에서 김장했다고 두 포기를 먹으라고 주셨다.

올해 김장을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갈등중이다.

먹을 사람이  없다. 둘이 먹자고 김장을 하려니 경비가 더 든다.

고추가루며 양념장 재료들까지 이루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작년에 김장을 안하고 홈쇼핑으로 시켜먹었다.

먹을만 했다. 그래서 올해도 시킬까? 5포기라도 할까?

웃음이 난다. 5포기가지고 할까말까 고민하는 내 모습이!

어릴 적  300포기 넘는 걸 어찌 했나싶다.

그때는 이웃동네 어른들이 팔 걷어부치고 다같이 도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품앗이고  정이 있었다.

집집마다 김치맛도 다르고,굴넣는 집,청각 넣는 집,홍갓을 넣는 집,생선을 넣는 집

참 엄마들 손맛이 다 달랐다.

이맛 저맛 다 봤었다. 내가 하는 5포기는 어디 김장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래도 고민인 것은 그때는 김장김치가 그 긴겨울을 버티게 해주는 양식이었다.

엄마는 장독대에 김장김치 해놓고나면 든든하다  했다.

쌀독에 쌀 가득,고추장,된장,김치까지 다 그득그득 채워놓고나면

배부르다 했다. 행복하다 했다.

근데 나는 사먹을건데 조금조금 사먹는 게 편하다. 

그때그때 조금씩 먹을정도만, 땅을 파 묻을 곳도 없고 그저 냉장고에 자리만 차지하는게 싫다.

많이 달라졌다. 삶의 풍경들이.

가끔씩 그리워진다. 모여 모여 김장하던 추운 어느 날이

김치처럼 우리네 정도 숙성되면 좋으려만 정은 얇아만져간다.

우리의 인생은 발효되어가는데  사람들의 관계는 냄새만 난다.

 

#김장#품앗이#정#홈쇼핑#손맛#장독대#숙성#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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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일링라이프(zht419) 2018-12-07 14:03:35

    발효된 인생이라는 글로 이렇게 감동을 주실수있다니..너무놀랐습니다. 필력이 정말 좋으시네요.추천과 후원드리고갑니다!   삭제

    • GiRes(son10001) 2018-12-06 13:27:35

      그러고보면 예전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씩 사라져가네요. 이게 다 나이 먹는것이라고 생각하니 좀 씁쓸하기도 하군요...   삭제

      • 짱팔(hongeunsoo) 2018-12-05 23:47:25

        좋아요 맞있어 보이네요...부럽다   삭제

        • quickset(quickset) 2018-12-05 23:41:21

          과연 이렇게 직접 김장을 담궈 먹는게 얼마나 경제적인지 의문이 드는 사람입니다. 직접 담궈 먹는게 큰 의미 없으면 사 먹는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합니다.   삭제

          • DONJIRIHANG(donjirihang) 2018-12-05 14:34:29

            김장을 해야되는 이유가 없다면 저도 안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김치와 인생은 발효가 되야지 냄새나게 부패하면 안되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삭제

            • 쇼우바(dm3371) 2018-12-05 10:08:19

              요즘 김장시즌이긴 하네요 저도 외할머니께서 올해도 여김없이 김장을 해서 택배로 보내주셨습니다 아직까지 옛맛 그대로를 느끼고 있습니다 ㅎ   삭제

              • 바라보기(qkfkqhrl) 2018-12-05 04:39:45

                김장철이라 김장썰들이 많네요
                저는 둘이서 간단히 해치웠네요
                요즘은 그런데로 손질된 물배추가 있으니 한결 편해지긴 했지요
                김치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잘익어야 맛인데
                사람정은 멀어져만기는지...   삭제

                • () 2018-12-04 21:28:29

                  맞아여..지난주 시댁서 200포기를 하면서...나도 얼마 안먹는데..내년부터는 더 조금만 하자고 말했네여...그래도 시골은 아직 정이 남아 있어..몇몇 동네 아주머니들의 품앗이로 일찍 끝났지만....솔직히 ㅁ은 저로서는 김장이 좋지만른 안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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