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

투르크는 전열을 정비하면서 다소 의아해 하였다.

계속해서 밀어붙였다면 자신들로서도 어쩔 수 없이 밀려날 처지였는데, 그들이 진격을 멈춘 것이었다.

투르크는 천군에게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그러면서도 투르크는 천군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다.

첫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자들이 아주 극소수였고, 모두가 횡설수설하였으나, 유일한 한 가지 증언이 있었다.

바로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것이었다.

이 때문에, 투르크 병사들 사이에는 천군이 하늘의 계시를 받은 군사들이라는 소문도 떠돌았다.

투르크의 귀족들과 장수들은 그 소문을 없애려고 노력하였지만,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 소문을 불식시키는 유일한 방법이 천군에게 이기는 것이라 생각하여 장수들은 군사들의 훈련에 최선을 다하였다.

불행하게도 그들은 천군의 전략무기를 사용했음을 알지 못하였다.

이 때문에 투르크에 간자를 심어 두었던 에스파냐 등도 전략무기에 대해서는 눈치채지 못하였다.

북부를 장악한 천군은 진격을 멈춘 다음에 각 지역의 포로들을 한 곳으로 모은 다음에 이전처럼 그들을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이 외에 점령한 지역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평민들 중에서 천군이 되고 싶어하는 자들을 따로 모아 훈련을 시켰다.

그러나, 시간적 여유가 그렇게 많지 않았으므로 충분한 훈련을 시킬 수는 없었다.

지와 김시민은 전역에 흩어져 있는 간자들로부터 들어온 자료를 토대로 서역 전체를 좌지우지 하고 있었다.

모두들 모르고 있었지만, 현재 서역의 모든 일들은 지에 의해서 움직여지고 있었다.

그녀는 서역의 모든 국가들을 손위에 올려놓은 부처와 같은 존재였다.

그녀가 있는 곳의 전면에 걸려 있는 커다란 지도에는 서역 전체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각 나라들의 전력이 모두 표시되어 있었다.

자리에는 그녀와 이윤만이 앉아 있었고, 대왕 김시민이 보고를 하고 있었다.

“ ……. 투르크전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보고서를 보셨을 것이므로 그만하고, 에스파냐의 식민지인 프랑스 북부지역에 대한 보고를 하겠습니다. ”

이윤만은 고개를 끄덕여 그의 말에 동의해 주었다.

“ 최근, 다시 에스파냐군과 오렌지공 빌렘이 이끄는 독립군간에 세 번의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결과는 독립군의 대승이었습니다. 그들은 새로 얻은 화승총으로 에스파냐군을 손쉽게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에스파냐군은 상당히 후퇴를 하여 북부지역 전체가 독립군의 수중에 들어갔습니다. ”

“ 음～. 생각보다 독립군이 너무 잘 싸우는 것 같군. ”

“ 새로 얻은 신무기의 효과에 만족하여 군사들이 고무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미 에스파냐도 그런 사정을 알게 되었으므로 앞으로는 사정이 조금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

“ 그렇겠지. ”

그러면서 옆에 있는 지를 쳐다보며 물었다.

“ 아무리 구형이라고 하나 성능이 좋은 총을 저들에게 넘겨도 상관없을까요? 분명히 그들은 그 총을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성능이 개선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

지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 그렇겠죠. 그러나, 그들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을 것입니다. 계속적으로 전쟁이 벌어질테니까요. ”

“ 그래도 조심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풀린 것들은 전부 회수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 파손된 것이라면, 꼭 확인을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녀의 이야기가 끝나자, 이윤만은 김시민을 보며 말하였다.

“ 계속해 보시오. ”

“ 신성로마제국의 경우에는 아직 움직임이 없습니다. 집시들에 의하면, 북부에서 한참 훈련을 하고 있다 합니다.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어서 정확한 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훈련을 하면서 기회를 엿보는 것으로 보입니다. ”

“ 합스부르크가가 우리와 전쟁하기를 바라고 있겠지? ”

“ 그럴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들의 입지가 넓어지니까요. ”

김시민은 지도에서 에스파냐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