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 시대 위.촉.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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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불편하죠

3세기 전반, 위 · 촉 · 오 삼국이 대립하다

기원전 210년에 진(秦)의 시황제가 죽자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기원전 3세기 초에 고조(유방)가 전국을 통일하고 한 왕조(전한)를 건국하였다. 전한은 8년에 멸망했고, 25년에 광무제가 등장하여 후한을 세웠다. 이 후한도 185년 황건(黃巾)의 난 이후 세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각지의 유력자가 세력을 휘두르게 되었다.

이들 유력자들 가운데서 특히 힘이 있었던 것은 조조(曹操) · 손권(孫權) · 유비(劉備) 등 세 사람으로서, 그들은 각각 위(魏) · 오(吳) · 촉(蜀)을 건국하였다. 이 세 나라가 대립한 3세기 전반의 시대를 '삼국 시대'라 일컫는다

삼국 쟁탈의 소용돌이 속에 촉은 위에게 망했고, 위는 신하인 사마(司馬) 씨에게 나라를 빼앗겨 280년에 진(晋)이 건국되었다. 또 진은 오를 정복하여 중국을 통일하고, 이로써 삼국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진의 멸망, 남북조 시대가 도래하다

진도 한 세대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고 북방에서 침략해온 유목민에 의해 316년에 멸망하였다. 진의 일족은 서울을 지금의 난징으로 옮기고 서진(지금까지의 진은 동진)을 일으키지만 오래지 않아 망하고, 양쯔 강(장강) 남쪽인 강남 지방에는 송(宋) · 제(齊) · 양(梁) · 진(陳) 등 4개 왕조가 잇따라 건국되었다.

한편 황하 이북인 화북 지방에서는 북방의 유목민인 선비(鮮卑)가 493년에 북위(北魏)를 건국하였다. 이리하여 5세기 전반에서 6세기 말에 걸쳐 남과 북에 두 왕조가 대립했기 때문에 이 시대를 가리켜 '남북조 시대'라 한다.

이와 같은 혼란기의 초기인 삼국 시대는 군웅이 할거한 시대로 수많은 영웅이 등장하였다. 이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소설화한 것이 〈삼국지연의〉이다. 각지의 군웅들은 제갈공명이 등장하면서 점차 사라지고, 북의 조조, 강남의 손권, 그리고 장강 중류의 유비가 솥다리 모양으로 정립(鼎立)하는 '천하 삼분의 시대' 곧, 삼국 시대의 막이 열리게 되었다.

공명, 유비에게 양면작전을 취하라 진언하다

유비에게 진언한 공명의 전략은 '천하 삼분'이라는 상황 속에서 '양면작전'을 취하라는 것이다. 공명이 수행한 일 가운데서 뛰어난 업적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조조의 추격을 피해 호북의 양양과 장판(長阪)에서 고전을 하면서도 유비의 재기를 가능하게 하였다는 점. 둘째, 오의 손권을 설득하여 원군을 끌어내 적벽(赤壁)에서 조조의 대군을 격파, 북으로 돌아가게 하였다는 점. 셋째, 호북과 사천을 노리는 손권의 야심을 잠재우며, 스스로 서남쪽의 소수 민족을 길들여 남쪽 배후를 굳게 다지고, 그런 다음 사천에 진주하여 성도(成都)에 본거지를 둔 촉을 건국하였다는 점 등이다.

유비, 공명을 군사로 얻어 사천성을 공략하다

제갈량(諸葛亮)의 자는 공명, 고향은 산동성 낭야, 한(漢)의 사예교위(司隸校尉)를 지낸 바 있는 제갈풍(諸葛豊)의 자손이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친척인 유현(劉玄)의 집에서 성장하였다. 유현이 실각하여 형주(荊州) 장관 유표(劉表)에게 몸을 의탁하게 되자, 공명도 또한 호북으로 이주하여 양양 교외에서 밭을 갈았다.

때마침 유비가 산동 서주(徐州)에서 약간의 병사를 거느리고 유표에게 몸을 붙이고 있었다.

"제갈공명은 엎드려 때를 기다리고 있는 용(臥龍)입니다. 오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예를 갖추어 방문하도록 하십시오."

이렇게 아뢰는 사람이 있었다. 유비는 세 번에 걸쳐 공명이 살고 있는 거처를 찾았다. 이른바 '삼고초려(三顧草廬)'로, 유비는 비로소 공명과 마주 앉을 수 있었다.

공명을 군사(軍師)로 얻은 유비는 건안(建安) 16년(211)에 사천성을 공략하여 성도에 본거지를 구축하였다. 이후 공명은 성도에 머물며 식량과 병력의 보급에 힘썼다.

조조, 손권과 협력하여 촉의 용장 관우를 죽이다

221년, 유비는 황제가 되어 소열제(昭烈帝)라 칭하게 되었고, 손권도 오왕(吳王)이라 하였다. 조조는 216년에 이미 위왕(魏王)이라 칭하며 사실상 화북과 화중(華中)에 군림하고 있었다.

217년, 오의 손권은 날로 늙어가는 자신의 앞날을 생각해서 일단 조조에게 머리를 숙였고, 지난날의 오의 명장 노숙(魯肅)도 죽었다. 조조는 위국공(魏國公)이 되어, 옛날 주공(周公)과 어깨를 겨눌 만큼 후한 예우를 받고 있었다. 조조가 본거지로 한 하북의 업은 실질상의 수도가 되었다.

그러나 유비는 아직 건재하였다. 조조 자신이 직접 대군을 거느리고 장안에서 진령(秦嶺)의 사곡구(斜谷口)로 진격하여 한중(漢中)을 점거했으나 촉은 항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촉의 용장 관우(關羽)가 한수 중류로 출격하였다. 219년, 조조의 군대는 손권의 협력 아래 힘겹게 관우를 사로잡아 죽였다. 그 직후에 조조는 66세의 나이로 낙양에서 죽어 고릉(高陵)에 묻혔다.

위 문제, 수군을 동원해 오를 공격하다

조조의 장남 조비(曹丕)가 연호를 고치고, 10월에 후한의 헌제(獻帝)로부터 황제 자리를 양위받아 문제(文帝)가 된 후, 다음해 황폐한 낙양을 재건하는 일에 착수하였다. 조비가 황제로 즉위하면서 제갈량의 적수인 사마의(司馬懿)는 승상이 되었다.

225년, 위의 문제는 수군을 동원하여 장강을 내려가, 오를 공격하기 위해 광릉(廣陵)까지 진격하였다가 물러났다. 그는 중병에 걸려 후사를 삼공에게 부탁하고 죽었다. 손권은 여전히 건재하여 229년에는 서울을 건업(建業, 지금의 남경)으로 옮기고, '황제'라 칭하였다.

촉의 공격, 사마의가 지구전으로 버티다

마침내 태화(太和) 5년(231), 제갈공명이 촉에서 공격해와 농산 끝 천수(天水)까지 진격했고, 그 선봉은 동쪽의 기산(祁山)까지 출몰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마의는 나가 싸우려 하지 않고 지구전으로 버티었다.

"량(亮)은 군량미가 동이 난 것이다. 촉으로 돌아가면 군량미를 조달하기 위해 3년 동안은 꼼짝하지 못할 것이다. 군대를 움직인다 하더라도 우리의 성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야전을 하려 할 것이다."

촉, 목상 공명을 앞세워 사마의와 싸우다

사마의의 말대로 제갈량은 군량미를 조달하기 위해 본국으로 돌아갔고, 과연 3년 후 촉의 군대는 농산 근방 오장원(五丈原)에 진군하였다.

사마의는 이번에도 지구전을 폈다. 촉군이 군량미가 바닥나기 전에 결전을 벌이려 해도 위의 군대는 성을 지킬 뿐 꼼짝하지 않았다. 그의 짐작대로 공명은 234년 어느 날 오장원 진중에서 죽었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위의 총사령관 사마의는 촉의 진영에 대해 총공격령을 내렸다. 그러나 촉의 군사들은 공명을 앞세우고 위군을 맞아 용감하게 싸우는 것이 아닌가.

"공명은 아직 살아 있다! 어서 후퇴하라!"하는 사마의의 명령에 따라 위군은 서둘러 후퇴하였다. 그러나 촉군의 선두에 나선 공명은 바로 그가 죽기 전에 내린 계교에 의해 만든 목상(木像)이었다. 이 고사에서 "죽은 공명, 살아 있는 중달(仲達, 사마의의 자)을 도망가게 하다"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