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에게 익숙해진 것은 의식하지 않고 행동한다. 생각이 뇌를 거치지 않고 동물과 같이 본능과 습관에 따라 움직인다. 싫으면 싫은 티를 내며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적나라케 보여준다. 상대방의 감정보다 내 감정이 중요하고 양보하기보다 양보 받길 원한다. 과거에 배려와 인내심 많던 사람도 결혼을 하면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하게 된다.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바로 ‘의식’하는 것이다. 의식하면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 소개팅에 나가면 이성에게 매력적인 사람인 것처럼, 회사에서 팀장이 옆에 있으면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특히, 초면인 경우 일종의 가면을 쓰고 이성을 대한다. 그러다 서로 가까워지고 연인이 되면 조금씩 가면을 벗고 덜 의식하게 된다. 그러다 결혼을 하면 답답했던 가면을 벗어 던지고 민낯을 드러낸다.

결혼 후 몇 년이 지나면 일어날 때, 밥 먹을 때, 화장실 갈 때, TV 볼 때, 잠을 잘 때, 운전할 때 배우자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이미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에 존재 자체를 의식하지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상대방을 의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 “아내를 의식적으로 한번 사랑해봐야겠다” 라고 결심하더라도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아니 책을 덮는 순간 까먹는다. 의식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시스템을 구축해 놔야 한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을 때 식후 30분에 먹으라고 한다. 환자들은 약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크게 의식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약을 챙겨먹는다. 어릴 때부터 알게 모르게 학습된 약 먹는 습관,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약은 반드시 식사 후 30분에 먹지 않아도 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삼시 세끼 밥을 먹으니 약 먹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든 방법이다. 사랑하는데도 이런 습관을 적용하면 크게 의식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직장인들은 출근하는 엘리베이터에서, 화장실에서, 점심 메뉴를 주문한 후 휴대폰을 본다. 이 시간에 잠시라도 아내에게 연락하는 습관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자기야~! 나 출근했어. 오늘 하루도 힘내!”, “나 김치찌개 먹으러 왔어. 자기는 밥 먹었어?”, “아~일하기 싫어. 오늘 퇴근하면 저녁으로 치킨이나 먹을까?” 라고 연락하는 것이다.

집에 오면 집안일과 육아로 지친 아내에게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 라고 말 한마디 건네주는 것이다. 아침, 점심, 저녁 1분씩 하루 3분만 투자하면 결혼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 하루 3번의 관심이 기적을 낳는 씨앗이 된다.

나는 의식하기 위해 매일 해야 할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아내와 포옹하기, 사랑한다고 말하기, 출근 후 먼저 연락하기 등 의식하기 위해 매일 체크한다. 로봇 같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의식하고 행함으로서 사랑을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 잉꼬부부로 유명한 션이 아내 정혜영과 함께한 일수를 매일 센다. 그 이유를 아는가? 바로 의식하기 위해서이다. 션 나름의 방식을 그렇게 찾은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행동들이 부끄럽고 낯간지러울 수 있다. 하지만 딱 한 달만 매일 하다보면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듯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비록 마음에 없는 말과 행동일지라도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서 의식적으로 하다보면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우리 부모들이 겪었던 그 전철을 다시 밟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의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Maybugs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