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창문에 조그맣게 나 있는 얼룩이 신경에 거슬렸다. 정말 딱 그 부분만!

누군가의 손가락 자국인 것 같은데, 그것만 닦으려고 신문지라도 찾으려는데, 집안에 신문지가 한 장은 고사하고 쪼가리도 안보이는 것이다. 항상 집안에 신문지가 쌓여 있었다.

아니 몇 장이라고 찾으면 굴러 다니는 것이라도 있었다. 그 흔한 벼룩시장 광고지도 없는 것이다.

나의 어머니는 장롱 안에 습기 때문이라도 롱 안에 깔아 놓는 분이다. 근데 그 한 장도 내가 지저분하다고 치워 버렸다. 

언제부터 신문을 구경못한 걸까?

난 어릴 적부터 신문과 아주 접근성이 가까운 사람이었다. 우유는 끊어도 매달 신문은 끊지 않았다.

항상 일간지와 주간지를 받아 보는 편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 내가 신문을 안 접한 건지, 언제부터 신문을 배달시키지 않은 것인지 기억을 더듬으려고 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요즘은 그 흔한 벼룩시장신문도 구경을 못 해봤다. 그것도 요즘은 앱으로 보게 된다. 혹시 신문으로도 발간이 안되나? 알 길이 없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면 대문 안에 떨궈진 신문을 제일 먼저 주워 아버지 방에 갖다 놓는 게 내 일이었다. 직장생활도 신문사를 다녀 난 신문지 냄새가 싫지 않다. 매일같이 오려 스크랩해둔 파일도 가득했던 내 서재는 이제 없다.

그렇게 익숙한 냄새가 언제부터 내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멀어져 자취를 감춘 것일까?

신문뿐만 아니라 난 요즘 잡지도 못 본지 오래됐다. 참 많은 것들이 소멸되어 가는데 난 새로 생기는 것에만 관심을 보이며  구시대적이라 신문을 멀리하고 있었나보다.  또 그렇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무딘 정서를 보이고 있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도시화와 인구증가로 인해 우리의 삶은 점점 농촌을 떠나오고, 도시는 과부하로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기술혁명으로 경제적 성장을 이루면서 지금은 모든 사람들의 바쁜 시간을 최대한 빠른 정보와 집약적인 지식을 손쉽게 접하고 있다. 어느새 신문과 잡지는 그저 쌓여있는 재활용쓰레기이고, 유리창 얼룩을 지우기 위해 생각해 낸 도구에 불과해 져버린 것이다. 

또 내가 기억못하는 많은 것들이 불쑥 불쑥 소환되어 내 기억을 추억으로 바꾸어 놓을 것 같다.

송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