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즈 강수연 기자]

그랜드 캐년 실족으로 중태에 빠진 한국인 박준혁 씨(25)를 송환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해 네티즌들의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는 '차라리 국민 모금을 통해 원하는 사람만 도와주자', '국가차원의 송환 반대', '잘못된 선례를 만들지 말자', '말도 안되는 글이 올라오는 청원게시판을 전면 수정해야한다' 등 각종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갑론을박에 대해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동아대와 국민청원 등에 따르면 박 씨는 캐나다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 전 마지막 일정으로 패키지 미국 관광을 하던 중 발을 헛디뎌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박 씨는 사고 당시 머리와 뇌 쪽을 심하게 다쳐 몇 차례의 수술에도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현재까지 병원비만 무려 약 10억 원 가까이 발생했고, 한국으로 송환하는 비용이 2억 원으로 추산돼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우므로 이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박 씨의 삼촌에 의해 올라온 것이 시작이었다.

제목 '25살 대한민국의 청년을 조국으로 데려 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의 해당 청원글은 23일 현재 1만8200여 명이 참여했다.

그러면서 해당사고가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강력히 찬반 토론에 나섰다.

찬성의 입장은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금액이라는 것 ▲세월호와 같은 맥락으로 보면 도와줘야 한다는 것으로 한국인 청년의 사고를 나라가 감싸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대의 입장은 ▲개인의 사고를 국가가 세금으로 책임져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 ▲해외 여행 도중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 국가가 책임져주는 선례를 남기지 말자는 것 등이 주된 의견이다.

이날 게시된 청원 게시글 중에는 '세월호도 같은 개인들의 단체관광 사고인데, 왜 세월호는 도와주고 그랜드 캐년은 도와주면 안되나요?'의 글이 게시됐으며, 한 언론매체도 '어찌 됐든 십 억원대의 금액을 개인이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 확실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포털사이트의 관련 기사에는 반대 댓글이 압도적이다.

아이디 jm23**** 는 '군인들이 군복무중에 다쳐도 x값도 못받는데 장난하나', yang**** 는 '병원비10억에 이송비 2억?국가가 세금으로 도와주기엔 너무 많은돈 아닌가? 가족들은 양심도 없나? 국가한테 12억을 내놓으란거네~ 여행가서 다친걸 청와대 청원까지 넣었네! 내가 다 열받네'라며 격분했다.

또한 아이디 moke**** 는 '이번에 나라에서 도와주면 앞으로 해외에서 의료사고 당한 사람들 다 줄줄이 도와줘야 함. 이건 안해주는게 맞음. 해주면 절대 안됨. 앞으로가 더 걱정되는 일임'이라며 선례를 남기지 말자고 경고했다.

다만 박 씨의 가족들은 당장 송환 보다는 상태가 위중한 이상 현지에서 더 치료를 받고 싶다고 주장해 의료비 논란이 쉽게 사그러 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외교부는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가족들에게 최대한의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