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 심층 심리]
      - 호칭 하나로 상대의 마음을 열 수 있다.

총리대신으로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나카소네 야스히로씨가 레이건 대통령과 회담

할 때, 서로 ‘론’, ‘야스’라고 부른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론’이라는 건 레이건 대통령의 라스트 네임인 로널드의 약칭이다.

또 ‘야스’는 나카소네 야스히로의 ‘야스’입니다.

나카소네 씨는 이런 호칭으로 부를 정도로 두 사람의 회담이 친밀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였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확실히 서로의 이름으로 부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친한 사이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명함을 받았다고 해서 상대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교수님’이나 ‘선생님’으로 부르거나,

어느 정도 교재가 깊어지면 이름을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호칭을 이름으로 부르게 되는 것은 상당히

친밀한 관계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심리학적 측면에서도 두 사람의 심리적 거리가 좁아짐에 따라 호칭이

‘직함’→‘성’→‘이름’순으로 바뀌어가는 것은 실증된 사실입니다.

이것을 ‘설득술’에 응용할 방법은 없을까.

즉 지금은 그다지 친하지는 않지만 빠른 시간에 친해지고 싶은 상대가 있다고 합시다.

이럴 때, 상대의 호칭을 의도적으로 바꾸어보는 것입니다.

제가 알고 지내는 친구가 여자 친구를 사귀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친해진 계기를 들었을 때,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00씨!’라고 불려서

어쩐지 친근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남자는 여자의 성과 이름을 함께 부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남자와 여자의 마음의 심리적 거리가

일시에 가까워지는 걸 느꼈다고 했습니다.

 이 두 사람의 경우에도 그때까지 단순히 ‘친구 사이’였지만,

호칭을 바꾸는 것으로 갑자기 이성적 관계, 즉 ‘연인 사이’로 바뀐 것이다.

호칭이 마음에 끼치는 심리적 영향은 이 정도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예입니다.

 이쪽의 마음을 좀처럼 알아주지 않는 상대는 때때로 심리적인 거리감이

멀게 느껴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 그런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호칭에 친밀감을 전하면, 문제는 의외로 빨리 해결되기도 합니다.

 호칭이 성에서 이름으로 바뀌는 것만으로도 친밀감은 깊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