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지근한 여성의 공략법]

- ‘우연’은 ‘운명’이라고 어필한다.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보험설계사 여성과 대담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얼핏 극히 평범한 중년여성으로 그렇게 대단한 세일즈맨이라고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말도 더듬거려서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여성이.’하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얘기를 듣고 나서는 ‘아 이래서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는 여성을 상대로 생명보험을 권유할 때에는 반드시 ‘운명’을 강조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얘기를 한다고 합니다.

“저도 운명은 믿지 않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당신을 가입시켜야만 한다는 운명 같은 것을 느낍니다.”고 말을 꺼냅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제가 권해서 가입한 고객이 가입하고 2개월 정도 지나서 남편이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그분은 길에서 그것도 같은 곳에서 3번이나 우연히 만난 부인이었습니다. 그 운명 같은 만남을 인연으로 가입하셨는데 …….”

물론 그녀가 말하는 내용은 거짓말이 아닙니다. 단지 ‘얼마 전’이라는 시기가 아직 생명보험판매를 시작하고 반 년 정도가 지난 시기였다는 것 외에 거짓은 없었습니다.

여성뿐만이 아니라 분명히 점이나 운명론에 약한 경향을 가진 사람에게는 이런 화술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그녀는, 그 후에도 계속이 ‘운명론’을 활용해 온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봄이 되었던 「실루엣 로망」이라는 소설 시리즈가 있습니다. 소위 남자와 여자의 러브 로망 소설인데, 이 시리즈에서 남자와 여자의 만남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운명’입니다.

손수건을 주워준 남자가 여자를 보고 ‘첫사랑 여인과 똑같다.’고 느낀 여인을 파티에서 우연히 만나, 드디어 본격적인 러브 로망스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왜 이런 단순한 스토리가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인간은 우연에 대한 일종의 신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는 앞날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운명이나 우연에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기적’이라거나 ‘신기한 인연’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쩐지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친해지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몇 번이고 우연을 일으키는 것도 허용되지 않을까. 평소에는 그런 운명론을 믿지 않는 사람도 반복되면 믿기 시작할 것입니다.

친해지고 싶은 여성에게는 우연을 강조해서 계기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