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즈 강수연 기자]

사랑하는 연인에게 달콤한 초콜렛을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거리 곳곳에는 예쁘게 포장된 선물들로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2월 14일을 밸렌타인데이에 앞서 '안중근(1879~1910년) 의사'로 기억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109년 전 2월 14일은 일제가 안중근 의사에게 사형을 선고한 날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1879년 황해도 신천에서 태어난 안중근은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며 망국의 상황이 도래하자 상해, 북간도, 러시아 등으로의 해외망명을 통해 실력 양성을 통해 독립사상을 고취하겠다는 목표를 두게 된다.

이후 1907년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 임명되며, 본격적으로 무기와 군대를 집결시키며 의병활동에 앞장선다. 1908년 러시아로 건너가 국민회ㆍ일심회ㆍ동의회 등 각종 단체를 조직해 청년들의 애국사상 고취와 군사 훈련을 담당했다.

1909년 러시아 노브키에프스크에서 12명의 동지들과 모여 만든 '단지회(일명 단지동맹)'라는 비밀결사단을 조직했다. 이때 안중근과 엄인섭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김태훈은 이완용을 암살할 계획을 손가락을 끊어 피로 맹세한다.

1909년 10월 26일 안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 기차역에 도착하자 총 7발을 발포했다. 이토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4발, 다시 이토가 아닐 것을 대비해 주위 일본인에게 3발을 쏜 것으로 알려진다.

이때 처음 쏜 4발 가운데 3발이 이토 히로부미를 명중시키며 사살했다. 1발은 하얼빈 총영사 가와카미 도시히코(川上俊彦)의 오른팔꿈치에 박혔다.

이어서 쏜 3발은 비서관 모리 타이지로(森泰二郞), 만주철도이사 다나카 세이타로(田中淸太郞)를 맞혔다. 1발은 플랫폼에서 발견됐다.

제국주의에 의한 아시아 침략과 조선 식민지화를 주도한 원흉을 제거한 뒤, 안중근은 품고 있던 태극기를 꺼내 '코리아 뷰레(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이후 현장에서 체포된 안중근은 하얼빈의 일본영사관을 거쳐 중국 뤼순에 있던 일본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 송치됐다. 1910년 2월 7일부터 14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재판을 받고 사형선고를 받았다.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러시아 검찰관의 예비 심문에서 거사 동기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토가 대한의 독립주권을 침탈한 원흉이며 동양 평화의 교란자이므로 대한의용군사령의 자격으로 총살한 것이지 안중근 개인의 자격으로 사살한 것이 아님을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과정에서의 정연하고 당당한 논술과 태도에 관선 변호인은 안중근의 답변 태도에 감복해 "그 범죄의 동기는 오해에서 나왔다고 할지라도 이토를 죽이지 않으면 한국은 독립할 수 없다는 조국에 대한 적성(赤誠)에서 나온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당시 징역 3년형을 변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안중근은 이듬해인 1910년 2월 14일 사형을 선고 받아, 3월 26일 오전 10시 뤼순감옥의 형장에서 순국했다. 당시 그의 나이 31세였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중국 하얼빈에서 의거 109주년을 기념하는 남북 공동행사를 연다. 행사에는 남측 관계자 90명과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 등 북측 관계자 약 10명이 참석한다.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이 내년 3ㆍ1운동 100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함에 따라 남북은 뤼순 감옥 일대 등 안 의사의 유해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찾아 함께 조사하고, 황해남도 신천군 청계동의 생가를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밸런타인데이(Valentine's Day)는 로마제국 당시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Caludius II)는 군대의 사기 진작을 위해 군인들의 결혼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금혼령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원했던 연인들을 위해 발렌티누스 주교는 혼배성사를 집전해주었고, 결국 처형당하고 말았다.

발렌티누스 주교의 순교일은 오늘날의 밸런타인데이와 같은 2월 14일이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좋아하는 상대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