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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사모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무심한 그는 전혀 그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 여인에게 푹 빠져버린 것이었다.

그녀로서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두 사람을 도와주었다.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지만, 당시 상황에서는 그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녀가 악녀였다면, 송혜진을 죽여버리고, 다른 놈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가 기껏 한 짓은 그렇게 최선을 다한 자신을 능욕하고, 자신의 마음을 농락한 것이었다.

자신을 질투의 화신으로 만든 것이었다.

억울했다.

한참을 그렇게 생각하던 김소연은 떨어져 있던 옷들을 집어 들어 입었다.

그리고 몸가짐을 가지런히 하였다.

‘ 고생 좀 하거라! 당분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다. ’

그러면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얼마나 세게 깨물었는지 상처가 나면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그녀는 그 날을 하얗게 지새웠다.

다음 날부터 그녀는 상단일에 집중하였다.

그의 능력이라면 고생은 좀 하겠지만,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몇 번의 토벌작전과 십부장으로 승진한 것도 나중에 보고를 들었다.

생각보다 너무 잘 하고 있어 그렇게 고생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김소연으로서는 얄미웠다.

그러던 어느 날, 우가 대규모 토벌에 나선 것을 알게 되었다.

서역정벌 때문에 모든 상단의 이목이 서역을 향하고 있었고, 그만큼 상당히 바쁜 시기였다.

그런 이유로 그녀가 우의 상황을 안 것은 한참의 토벌이 이루어지고 있던 시점이었다.

보고서에 의하면, 주공격부대로 참가한 것도 아니었고, 군사고문의 호위병으로 참가한 것이었다.

“ 확실한가요? ”

“ 그렇습니다. ”

“ 전투를 하지 않겠군요. ”

“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그렇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다만, 호위를 하고 있는 예비부대 지대장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골치아픈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

그의 말에 김소연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떠 올랐다.

“ 예비부대 지대장이 개규원이라는 자이죠? ”

“ 그렇습니다. ”

“ 지난 번의 보고에 올라왔던 그 자가 맞죠? ”

“ 그렇습니다. ”

“ 그 자도 눈치챈 것이 맞죠? ”

“ 그렇습니다. 저희의 도움을 받은 군감찰기관에서 지금 현재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개규원 역시 어느 정도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

“ 적도들에게 붙을 가능성이 높겠군요. ”

“ 그럴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생각됩니다. ”

“ 그럼 이번 토벌에서? ”

“ 저희들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 토벌을 위해 보낸 군사고문이 적에게 투항한다라. 재미있는 상황이 될 수 있겠군요. ”

그리고는 의아한 표정으로 보고하는 사람을 보며 물었다.

“ 감찰기관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자가 일선에 어떻게 갈 수 있었죠? ”

“ 그 자가 그동안 전공을 많이 올렸습니다. 그 덕분에 감찰기관의 협조공문이 내려가기 전에 일선에 가버린 것이라 합니다. ”

“ 본대로 불러 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

“ 감찰기관에서 아직 물증을 잡지 못했다고 합니다. ”

김소연이 어의없다는 표정을 하며 말하였다.

“ 그게 무슨 말이죠? 우리가 보내준 물증만 해도 상당하잖아요. ”

“ … ”

보고하는 사람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지 못하였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