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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개의 부대가 왔느냐? ”

이번에도 그자는 반응을 보이지 않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김소연이 차가운 미소를 보이며 손을 들자, 그제서야 다섯 개의 손가락을 내 보였다.

“ 괴멸시켰느냐? ”

고개를 끄덕였다.

김소연은 일부러 조선어로 물었다.

“ 아직 사살하지 못한 적이 있느냐? ”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소연은 그자의 얼굴을 잡고 눈을 보며 다시 한 번 더 조선어로 물었다.

“ 몇 명이냐? ”

강렬한 김소연의 눈빛 때문인지 그 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자는 손가락 한 개를 내 보였다.

더 이상 들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김소연은 그자의 사혈을 짚은 후에 주위 상황을 살폈다.

상황은 별로 변한 것이 없었다.

불길이 워낙 거세 어느 방향인지를 분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였다.

김소연으로서는 답답하였다.

‘ 할 수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부 뒤져 볼 수 밖에. ’

그러면서 살펴보아야 할 지역을 생각해 보았다.

‘ 분명히 도주를 하고 있을 터이니, 벼랑쪽으로 갔을 것이다. ’

그녀는 주위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조심스럽게 올라가 전체 지역의 지형을 파악하고는 제일 좌측 방향으로 움직였다.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피하다보니 시간이 조금 지체되는 면이 있었다.

제일 좌측 벼랑에 도착한 김소연은 그 주위와 아래를 살펴보면서 도주를 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았다.

바로 그 순간,

“ 삐이익～ ”

신호소리가 났다.

‘ 저곳이다! ’

김소연은 급히 소리가 난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어느 지점부터 적들이 지키고 서 있었다.

순간적으로 몸을 숨긴 김소연은 고민을 하였다.

‘ 뚫고 갈까? 돌아 갈까? ’

뚫고 가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돌아 가는 것도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고 고민만 하고 있을 수도 없었다.

‘ 뚫으려고 하다가는 적들이 모여들어 시간이 더 지체될 것이다. ’

벼랑 전체에 초병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돌아가기로 결정한 그녀는 급히 불길이 거센 숲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곧 후회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불길은 그녀가 생각한 것보다 더 거세었다.

더구나 적이 사방, 특히 불길의 건너편 이곳 저곳에 있었다.

근처에 있는 적만 하더라도 적어도 오백명 이상은 되는 것 같았다.

그들의 이목을 피하면서 불길을 뚫을 수가 없는 형편이었다.

‘ 차라리 내가 여기서 저들의 이목을 끌자. 그렇게 되면 그가 도주하기에 편해질 것이다. ’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가장 가까이 있는 적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죽이고는 그의 겉옷을 벗겨 입었다.

그리고는 초병들이 지키고 있던 벼랑으로 움직였다.

그들은 처음에 아군이라 생각하였는지 별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그녀가 가까이 가자, 그제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을 하였다.

“ 어이! 자네 뭐야? 수색조 … . ”

그의 말을 끝까지 갈 수가 없었다.

“ 퍼버벅 ”

“ 악 ”

“ 큭 ”

적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시점에서 바로 날아 오른 김소연은 말을 하던 자의 인후(咽喉)을 차 쓰러뜨린 다음에 몸을 회전시키며 좌측의 병사를 차고, 수도로 우측의 병사 목을 쳤다.

세 명의 병사가 거의 동시에 쓰러졌다.

그러나, 그 모습은 바로 적들의 이목에 걸렸다.

“ 삐이익～ ”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을 본 적들이 신호를 보내면서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본 그녀는 밝은 미소를 지었다.

철포가 적도들에게 넘어간 사실을 모르는 그녀로서는 우가 충분히 도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