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는 우리 스스로 판단하게 만든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사회적 관계나 직업, 종교, 우정, 다툼 등은 인성을 판별하는 법정과 같다. 정식 대법정이든, 소위원회이든, 원고와 피고만 대면하는 약식 법정이든, 우리는 자신을 드러내놓고 판단을 받는다. 그리고 인성의 판단은 누가 하는가? 우리의 지성은 아니다. 학문이나 기술로 판단을 하는 것도 아니다.

현자는 우리 스스로 자신을 판단하게 한다. 현자는 다만 그 판단을 읽고 기록할 뿐이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과연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과는 과정을 본 적이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가 나를 어떻다 하고 판단하고, 학교에 들어가면 친구들과 선생님이 나는 어떤 사람이다 판단을 한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사회에 나오면 직장 상사나 동료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을 한다.

즉, 내가 바깥 세상에 보이는 내 말이나 행동 같은 것을 내 자신이 아닌 남들이 나를 판단한 것이 곧 '나는 누구다' 라는 것이다.

그래서 남들이 나에 대한 판단한 것을 벗겨나가다 보면 진정한 나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인간으로서 내 양심에 거슬리지 않는 삶을 산다면, 그리고 그에 대한 판단이 내려진다면 '나는 그래도 괜찮은 인간이다' 하는 정도는 내려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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