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는 빵이 먹고 싶어요.

철이와 진수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열시쯤에 간식을 줍니다. 그런데 철이에게는 고소한 빵과 우유를, 진수에게는 그냥 우유만 준다면 진수의 마음은 어떨까요? 그렇게 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아마 진수는 섭섭하겠지요? 철이는 아무렇지 않을까요? 아니요. 진수에게 조금은 미안할 것 같아요.

만일 진수에게 밀가루 알러지가 있어서 빵을 먹을 수 없었다면 어떨까요? 진수는 이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겠죠. 철이가 먹는 빵을 보고 부러워할 수는 있지만 섭섭하거나 화가 나지는 않겠지요. 이건 두 아이의 상황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지 차별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 그럼 이번에는 생각을 조금 달리해 볼까요?

이번 시험에서 철이는 일등을 하고 진수는 꼴등을 했습니다. 급식 선생님이 일등부터 5등까지는 잘했으니까 우유에 빵을 더 주는 것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그래서 철이에게는 고소한 빵과 우유를, 진수에게는 그냥 우유만 준다고 한다면요?

이건 의견이 분분해질 수 있습니다. 시험을 잘 본 것은 좋지만 그게 진수보다 빵을 더 먹을 이유가 될까요? 제 생각에는 오히려 성적이 오르지 않은 진수에게 격려의 빵을 주는 것도 나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적이 더 좋다는 이유로 빵을 준다는 것은 조금은 불쾌하고 상쾌하지 않은 차별인 것입니다. 나는 한 학생에게 이런 차별은 정당하지 않다, 철이가 공부를 잘 했다면 지식을 더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되는 것이지 빵을 더 먹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공감의 끄덕임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차별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철이가 공부를 더 잘 했잖아요. 미리도 나쁘고 수업시간에 게으른 친구보다는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머리도 좋은 철이가 빵을 상으로 받는 건 차별이 아니에요. 성적이 좋으면 상을 받아야 공부를 열심히 하지 그렇지도 않으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언뜻 들으면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다른 생각도 있습니다. 공부는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열심히 하는 거지요. 단지 빵을 더 얻기 위한 수단이 공부가 되어야 할까요? 철이가 공부를 좋아해서 성적이 좋았다면 공부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을 거예요. 만일 그렇다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일을 하게 될 것이고 그것 자체가 철이를 행복하게 하겠지요.

“만일 그렇다면 공부를 누가 하겠어요? 공부는 이렇게도 재미 없는데...”

그건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들의 생각일겁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만 빵을 주거나, 외모가 뛰어난 사람에게 빵을 주는 건 차별이예요. 빵은 배고픈 사람에게 지식을 얻는 것은 공부를 좋아하는 학생이, 외모가 멋있는데 마침 배우기 되고 싶어한다면 그리고 연기를 열심히 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건 축복인 것입니다.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우리는 마침 불행의 돌을 맞아 힘든 사람들의 고통을 조롱하고 무시할 거예요. 차별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