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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마음을 알아주는 일

 

   다수에게 극심한 피해를 입힌 사람의 입에서 나온 범행 원인이 때로는 너무 사소해서 마음이 철렁거렸다. 무시를 당해서. 아무도 내 말을 들어 주지 않아서. 저들이 나를 소외시켜서. 저들이 나에게 나쁜 말을 해서, 등등.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범죄자 중 한 사람은 ‘나 같은 사람이 생겨나지 않는 법’에 대해 말했다. 그는 자신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 돈을 가져오라고 자신에게 욕을 하고 윽박지른 순간부터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고 했다. 선생님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너 착한 놈이다.” 한 마디만 해 주었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거라고도 했다(그렇다고 해서, 사회 환경이 범죄자 양산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겠다).

 

   그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강력 범죄의 범행 동기라는 것이 그토록 범상한 데 있다는 것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이 결코 사소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대면하였다. 마음의 상처, 마음의 굶주림, 마음의 분노 같은 것들. 눈에 보이지 않거나 잘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며 세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들.

 

   인정받고 싶고, 이해 받고 싶고,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은 본능의 한 측면인 것 같다. 나머지 한 측면은 인정해 주고 싶고, 이해해 주고 싶고, 사랑해 주고 싶은 마음일 거라고 나는 짐작해 본다. 여기서 말하는 본능은 정신적인 본능이다. ‘사람은 본디 선하다.’는 맹자의 성선설을 나는 믿는다. 하여 정신적인 본능이 그러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 나는 정답이나 진리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순자의 성악설을 믿는 사람이 틀렸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가 믿는 세상에 살 뿐이다. 자기 신념이 충분히 확고한 사람은 타인에게 자기 신념을 강요하지 않는다. 타인의 신념을 받아 자신의 신념의 공백을 채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신적인 측면, 정서적인 측면이 사회 문제 해결의 한 도구로써 공식적인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회 문제는 물질문명의 실패로 인함이라기보다 물질문명과 정신문명 간의 불균형에서 비롯되었을지 모른다는 견해가 속속 등장한다. 나는 이러한 견해에 동의한다. ‘이것이 원인이거나 저것이 원인이다.’의 사고방식에 ‘이것과 저것 사이의 상호관계에도 원인이 있을지 모른다.’의 사고방식이 보태어지는 시류의 전환이 나는 반갑다.

 

 

#산문#에세이#정신#정서#마음#인간관계#문제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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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캔들(Candle9) 2019-04-24 22:43:34

    범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마음이 삐뚤어지기 시작한 동기를 보면 항상 그런 사소한데에서 출발하는 것 같아요.. 무시해서 말을 들어주지 않아서 등...   삭제

    • 송이든(widely08) 2019-04-23 18:52:27

      우리에게 결과보다 원인이 더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너무 표면화된 결과만을 가지고 평가하는 의식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정서적, 정신적 측면이 표면화되지 않은 이상 헤아리기가 힘들뿐 아니라 그걸 사회적 문제로 다루는 것도 제도화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도구로 활용해야 하는 것에 적극 동의합니다.   삭제

      • 필푸리777(osj78028) 2019-04-23 18:03:45

        인간이 세상의 빛을 보았을때 진정순하고 완전체였다면
        어머니의 몸을 그리도 아프게하고 세상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인간이 고쳐나가야 하고 영혼의 진화를 해야하는 배움이 필요하기때문에
        지구에 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다면 저는 지금쯤 저 우주에 떠 있는
        멋진 별이 되어 있을 것입니당^^   삭제

        • 필푸리777(osj78028) 2019-04-23 18:03:44

          인간이 세상의 빛을 보았을때 진정순하고 완전체였다면
          어머니의 몸을 그리도 아프게하고 세상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인간이 고쳐나가야 하고 영혼의 진화를 해야하는 배움이 필요하기때문에
          지구에 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다면 저는 지금쯤 저 우주에 떠 있는
          멋진 별이 되어 있을 것입니당^^   삭제

          • 눈빛반짝+ +(douall) 2019-04-23 07:23:40

            저는 진정한 선이란 가슴에 맺히는 말을 들었어도 그것으로 인해 흔들리거나 분노하지 않는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세상은 부정적인 감정이 얼마든지 스며들수 있는 악의 소굴이고 제가 그 소굴안에 있지 않으려면 거기를 빠져 나오는 방법 밖에는 없는것 같습니다. 기분나쁜 말은 누가 들어도 기분이 나쁘지만 거기에 매여있으면 결국 나쁜 감정 에너지만 소모되고 말아요.   삭제

            • justy(justy) 2019-04-22 22:11:44

              말 한마디가 인생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말이 중요하지만 올바르게 하기 어려운게 혀를 제어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남의 말을 하거나 판단할 때는 인격을 판단하기 보다는 사실에 대한 옳고 그름만 얘기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삭제

              • 메이블록(maybugs) 2019-04-22 14:56:39

                한 사람의 의식안에는 많은 나 들이 존재하는데 중요한 것은 날것
                가장 안좋은 민낯을 드러내진 않아야 하는것 같습니다. 자신의 부모라도 그런
                거칠고 추악한 민낯을 보면 기겁할테니까요. 내면의 가면을 유연하게 늘였다
                조였다 할 줄 아는 것도 학습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삭제

                • 바라보기(qkfkqhrl) 2019-04-22 11:34:50

                  결론만 말하자면 저는 최근에 순자의 성악설이 맞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흘 굶으면 담을 넘는다. 그래도 참는다.(참는것은 교육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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