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디스크 약과 류마티스 약을 드시다 보니

어머니 입안은 언제나 혓바늘이 나있습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비빔국수 드시면서 멸치국물을 몇 번을 들이키십니다.

결국은 멸치국물에 배가 불러 비빔국수를 절반도 못 드셨네요.

외식을 할 일이 생기면

고추가루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모두 배제하고서 주문합니다.

가끔 김치도 매워 얼얼해 하는 어머님을 볼 때면

그 안에 어머님의 고생이 다 느껴집니다.

라면 끊이는 방식도 남들보다 물을 많이 넣으십니다.

싱거운 라면 맛이 있을리가 없을 텐데...방법이 그것 뿐이니..

혓바늘 나으라고 혀에 바르는 연고 발라보지만

근본적인 독한 약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의미 없습니다.

저는 매운 것 좋아합니다.

얼큰한 맛에 중독된 사람입니다.

그런 저를 알기에 먹지도 못하는 매운 음식 준비하는 어머니를 볼 때면

자식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속에 어머니의 희생정신 늘 죄송합니다.

가난은 물려주셨지만

어머니의 사랑 덕에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컴플렉스 많은 사람으로 자랐지만

남의 미워하는 마음을 가져 본 적 없습니다.

매운 고추장을 보면 어머니가 절로 생각납니다.

제가 예전에 썻던 '굿판'의 어머니의 혓바늘...

한을 풀어내듯이 울고 난 후 더욱 혓바늘이 돋아 괴로워 하십니다.

4월이 다 가고 금새 5월이 오겠네요.

5월이 되면 어머니 보러 고향집으로 갑니다.

아마도 어머님은 갈비찜에 듬뿍 고추를 넣어 끊여주시겠네요.

감자 썰어 넣은 얼큰한 소고기감자국도 끊여주시겠지요.

아삭거릴 김치도 그 상에 올라와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자식된 도리로서 해야 할 책임감에 언제나 저는 죄인인 것 같아

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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