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

그렇게 말을 한 우는 고개를 돌려 부장을 보며 말하였다.

“ 내가 아마 자주 자리를 비울 것이오. 경우에 따라서 장기간 비울 수도 있을 것이오. 그런 경우에는 부장이 지휘를 하도록 하시오. 굳이 뭔가를 할 필요는 없소. 혹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미리 이야기를 하겠소. ”

“ 알겠습니다. ”

우는 그 이외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과 자신이 자주 적의 동태를 살필 것임을 밝혀 두었다.

그날 저녁 늦게, 우는 은신처에서 나와 적의 산채로 이동하였다.

어두웠지만, 그런 어둠이 우를 막을 수는 없었다.

밤이었지만, 화재로 인해 파괴된 부분을 복구하기 위하여 대낮처럼 불을 밝히고 일을 하고 있었다.

주위의 숲에 상당히 많은 초병들을 세웠기 때문인지 아군의 공격에 대해서는 거의 주의를 하지 않고 있었다.

흑색화약이 폭발하면서 상당한 피해를 입어 건물이 부서져 있었고, 그들은 그것을 보수하지 않고 허물고 새로 건물을 세우고 있었다.

‘ 흑색화약이 부족할 것이고, 이미 비도를 통해 그것을 요청하는 자들이 갔을 것이다. 그것을 받아 오기 위해서는 또 한 번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책략을 응용하게 될 것이다. 과연 어떤 식으로 응용을 할까? ’

고사작전을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을 확실하게 끊을 필요가 있었고, 그것을 위해서는 비도를 빠른 시간내에 찾아 적의 움직임을 봉쇄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렇지 못하면, 지난 번과 같이 최고 수뇌부들은 비도를 통해 도망갈 가능성이 높았다.

적의 동태를 대충 살핀 우는 은신처로 돌아와 부장과 조장들에게 간단한 지시를 한 후에 절벽을 통해 내려와 본대에 가서 부대장과 은밀하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 우의 모습을 본 부대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 이거 초병들 교육을 다시 실시해야겠군. 어떻게 그런 차림으로 아무런 제지없이 여기까지 올 수가 있지? ”

우는 원래 자신의 복장에 약간의 조작으로 얼굴을 변형한 모습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밤이다 보니 초병들을 쉽게 속일 수가 있었다.

미소를 보이며 말한 것이었지만, 얼굴 표정으로 보아 쉽게 처리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 누군지 몰라도 경을 치겠군. ’

우는 급히 말을 꺼냈다.

“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쳤군요. 제 자랑 같습니다만, 마음만 먹으면 여기까지는 쉽게 들어올 수가 있사옵니다. ”

“ 하하하! 자네 마음은 알겠네. 너무 걱정하지 말게. 오늘 초병들 경을 치르게 하려면, 문제가 있지 않겠나? ”

그리고는 우에게 자리를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 그래도 교육을 좀 더 철저하게 시킬 필요는 있을 것 같으이. ”

우가 자리에 앉자, 부대장은 불이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다른 사람들이 알면 곤란하였고, 늦은 밤이라 부대장이 손수 차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본 우가 일어나면서 말하였다.

“ 제가 하겠습니다. ”

“ 아니네. 그 자리에 앉아 있겠나. ”

“ 그래도, … . ”

“ 허허! 그 사람. 이건 명령일세. ”

우는 하는 수 없이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차주전자를 불위에 얹은 부대장이 돌아와 자리에 앉았고, 우는 그동안의 상황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려 보고하였다.

“ 저들이 곧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지. ”

“ 그렇습니다. ”

“ 자네 생각에 어떤 식으로 나올 것 같은가? ”

“ 성동격서의 전술을 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

“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 보게. ”

“ 두 가지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

“ 첫째는? ”

“ 여러 경로로 병력을 분산하여 내 보내어 외부로 가려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당연히 우리에게 걸릴 것이고, 아마도 우리를 유인하려고 할 것입니다. ”

부대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하였다.

“ 그건 이미 저들이 써 먹은 전술인 것 같은데? ”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