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 - maybugs

자선

- 레프 톨스토이

부가 가져다주는 기쁨은 변덕스럽고 기만적이다.

조금 가졌다고 가난한 것은 아니다.

가진 것보다 더 많이 원하는 이가 가난한 자이다.

물질적인 자선은 희생이 따를 때에만 선하다.

그리고 그때에만 영혼의 선물까지 전달하게 된다.

희생이 아니라 그저 남는 것을 주는 상황이라면

받는 이의 분노를 살 뿐이다.

부자가 가난한 이들의 노동에 기대 살아가는

이 세상의 질서는 잘못되었다.

부자는 가난한 이들이 농사지은 것을 먹고

지어준 집에 살며 시중을 받는다.

부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선 기관을 만들어

가난한 자를 도우면서

스스로가 은혜를 베푼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조금 가진 게 가난이 아니라, 가진 것보다 더 많이 원하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이다. 끝없는 욕망과 욕심에 집착하는 사람이 결국 가난한 것이네요.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이나 질투를 느끼지 않죠.

남을 돕는 답시고 자신의 것 일부를 떼어내 주는 게 희생은 아니죠. 희생은 내게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을 내 손에서 놓아줄 때죠.

그래서 목숨을 내어주는 희생을 가장 고귀한 것으로 생각하죠. 목숨이 두 개, 세 개 있다면 이 가운에 하나를 주는 것은 희생이라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그러니 자선 기관을 만들어 남을 돕는 사람은 진정 자신이 희생을 하는 것인지 욕심을 가리기 위해 위선을 떠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겠네요.

물론 저도 희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부끄럽기도 하네요.

내가 가진 것 가운데 나에게도 필요하지만 과감히 그것을 남에게 줄 수 있을까.

오늘 하루는 희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