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잠이 온다고 재워달란다.

"그래, 이렇게 일찍 자야되는 거야"

"그러니까 밖에서 뛰어놀게 해 줘야지!"

밤 12시가 넘어야만 잠드는 딸에게 오늘은 일찍 잔다고 칭찬을 한다는 게.... ^^

밤이 되어도 놀이터에서 놀겠다고 들어오지 않으려는 녀석을 재촉해야만 한다.

집에 들어와서도 잘 생각은 하지 않고 놀이에 집중한다.

모두가 잠 든 시간에도 거실에서 혼자 논다.

그런데 오늘은 우리집 늦둥이가 피곤한가 보다.

이렇게 일찍 잠이 드는 날은 일년에 며칠이나 될까?

그리고는 그 자그마한 얼굴에서 소리가 난다.

코를 고는 것이다.

엄마의 얼굴에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는 듯 미소가 번진다.

몇 번이나 손가락을 코에다 갖다 댄다.

그리고는 나를 불러 귀엽지 않느냐고 눈짓을 한다.

나를 쳐다보고 딸을 쳐다보고를 반복한다.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 딸은 학교를 마치면 놀이터로 직행한다.

학원에 가는 친구에게는 놀이터에서 만날 약속을 미리 한다.

학원에 갈 시간이 남은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다가,

학원에 갔다 와서 약속한 친구와 놀기 위해 옆 아파트 놀이터로 이동한다.

같이 놀다가 또 다른 학원으로 가는 친구를 학원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와서 놀이터에서 논다.

밤7시, 전화해서 집으로 오라고 하면, 30분만 더 놀겠다고 한다.

약속은 하지만, 7시 30분에 전화하면 10분만 더 놀겠다고 한다.

어제는 코피가 터져서 옷을 벌겋게 물들이고 놀았다. 

집에 들어와서 옷 갈아입고 나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피 묻은 채 논다.

밤귀가 밝은 나는 자다가도 피식 웃어야한다.

잠꼬대도 하기때문이다.

옆에서 잠꼬대에 대답해 주면 자는 얼굴에도 함박 웃음이 번진다.

잠꼬대를 아주 정확한 발음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들으면, 대부분 꿈속에서도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

건강하게, 건강하게, 건강하게 자라거라.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