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은 무언의 복음서

- 랄프 왈도 에머슨

농장은 무언의 복음서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봄날에 처음으로 간 밭이랑에서부터 눈 덮인 겨울 들녘의 마지막 짚가리에 이르기까지 왕경와 밀, 잡초, 나무, 해충, 비, 곤충, 태양 등은 모두 신성한 상징들이다.

뱃사람이나 양치기, 광부, 상인들은 제각각 다른 곳에 있어도 농부와 정확히 똑같은 경험을 하기 때문에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모든 존재가 근본적으로 비슷한 것이다.

맞는 말이다. 밭에 나가 밭을 일구어 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다. 봄이 되어 겨울의 언땅이 녹기 시작하면 돌을 골라내고 로터리를 치며 준비를 시작한다. 고랑과 이랑을 만들고 씨앗을 심어 새생명의 탄생을 기다린다.

햇볕, 바람, 비, 잡초, 나무, 모두 필요하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나름 존재이유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 속에서 나는 자연에 감사함을 느끼고, 내 존재가 이 우주에서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깨닫는다. 비가 오지 않으면 하늘에 비를 달라고 기도하듯, 그렇게 자연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인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그것이 자연이다.

그래서 그런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죄다. 교회를 가지 않아도, 절에 가지 않아도 자연이 주는 거대한 힘을 알 수 있다. 우리 인간도 자연에 사는 식물이나 동물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같다는 생각이다.

자연이 있어 내가 존재함에 감사하는 하루를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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