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 별

                                                            부닌

<성 소피아> 사원 뜰엔 비둘기가 날고, 수도승이 흥얼거리고 있었다.

<에레크세움>은 말없이 서 있고 페허가 된 발물관엔 호머 식 싯귀의 신들이

싸늘히 식은 채로 염즐을 내고 있었다.

거대한 스핑크스는, 슬픔에 싸여, 사막 위에 웅크리고 있고

사방에서 동떨어진 이스라엘은 비탄에 젖어

빚 바랜 녹슨 율법을 모으고 있었다.

그리스도는 탐욕스런 베들레햄을 포기했다.

여기 천국 같은 레바논. 새벽은 진홍빛으로 타 오르고

눈 덮힌 산은 차라리 은덩어리, 동굴에선 짐승의 무리가

비탈 아래로 나와 헤매고 있구나.

초원 위엔 바다의 안개가.

아벨의 세계여!

동심처럼 순결한 신앙의 날들이여!

<안티레바논>의 벗겨진 산등성이 뒤에서

샛별이 꺼질 듯 비추고 있다.

부닌 : 모스크바 근교의 귀족 출신으로 시에서 출발하여 후에 소설을 많이 썼다. 

17세기 경부터 시를 쓴 그는 21세 때 「시집」(1891)을 내어 농촌과 자연을 주로 

노래했고 21세 되던 1901년에 시집 「낙엽」을 발간해 푸쉬킨 상을 받았다. 

후에 소설로 전향하고 10월 혁명 후 프랑스로 망명하였으며 

1933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다이의 상징주의 물결에 크게 휩쓸리지 않고 

자연의 세계를 개척하여 장원의 아름다움과 폐허의 슬픔등을 주로 노래했다.

「샛별」은 지나가 버린 역사의 허무감을 노래하였다. 

새로운 세계의 서자에서 항시 과거는 빛 바랜 것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