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코르셋’  

지금 대한민국 각계에는 페미니즘 바람이 거센 열풍이 돼 불고 있다.

   그간 불평등하고 부조리했던 사회의 면면을 균형 잡고 고쳐나가자는

건설적인 취지에서다.

하지만 번져가고 확장되는 만큼 왜곡되는 사태도 적지 않게 생겨났다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이론 페미니즘.

이는 남성 중심의 사회질서를 반대하는 것으로, 사회적 환경에 따라

만들어지고 강요된 여성성을 거부한다.

   역사적으로 남성이 사회적·정치적 활동을 주도해왔기에 페미니즘은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고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둔다.

   19세기부터 일렁인 페미니즘 물결로 인해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권리는

확대됐고, 과거에 비해서는 남성과 다름없는 기회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여전히 남녀의 사회적 역할과 범위엔 차이가 존재하고, 우리는 그것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은 가정을 책임지고 남성은 사회생활을 하는 것, 스포츠에서 남성의

경기가 우선시되는 것, 여성을 미적 대상으로 시각화하는 것 등은 대중문화

속에서도 여과 없이 드러난다.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뉴스 진행자들에게서마저 고착화된 성 역할의

차이가 보인다.

전형성이란 관념이 차별을 둔감하게 만들었다.

   미투 운동과 함께 최근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페미니즘은 이런 사항들까지

낱낱이 파고드는 형태다.

   서점과 극장가, 방송가에 관련 콘텐츠가 늘어나고 시선이 집중되는 건

물론이고, 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문화가 퍼져나가고 있다.

   대학가에서 여성학 관련 수업 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고,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남성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여성이란 존재를 한 인간으로서 바라보고, 여성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바라보며 뿌리를 뽑고자 하는 ‘개혁’의 의식과 움직임이 강한 것이다. 

   ‘메갈리아’나 ‘워마드’로 대표되는 남성혐오 사이트는 여성혐오에

대항한다는 의미로 남성혐오라는 미러링을 정당화하며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정치권과 여성학자들까지 이 사이트를 권력을 위한 불쏘시개로

이용하면서 반남성주의적 페미니즘이 전성했다. 

   현재의 왜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선 페미니즘에 새로운 프레임을

씌워야 한다.            바로 ‘휴머니즘’이다.

   고용, 임금, 노동 등 여러 토론에서 다룬 사회 문제들은 단순히 성별에만

포커스를 맞춰 결론을 내리기엔 많은 요소들이 결부돼 있다.

   차별을 없애기 위해 모든 것을 성차별로 치환시키는 것은 답이 아니며,

오히려 더 많은 갈등과 차별을 생성시키는 또 다른 불행의 씨앗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남녀를 구분 짓고 차등을 두며 역할을 달리하면서 차별은 시작됐다.

차이는 인정하되 그 차이만으로 권리를 탈취하거나 당하지 않도록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여성과 남성을 포괄 하는 휴머니즘이,

진정한 페미니즘을 이룩할 수 있는 길이다. 

소머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