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마지막 수트'를 보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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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이 흘렀는데,이렇게나 흘렀는데
문신처럼 심장에 새겨진 노란별
유태인이라 떠날수 밖에 없었던 나라를
금지된 단어로 묶어두고
그때의 일들은 큰바위에 매달아
가슴밑바닥에 증오로 가라앉힌채
오랜세월 무거운 침묵으로 옛친구를 묻었다.
너무 어두워 찾을 수 없는 깊은 곳
너무 많은 걸 두고 왔는데 긴세월 고향에 가지 못했다.
피바람 몰아치던 그 언덕에 차마 오르지 않았다.
핏자국 선명한 그날, 직접 눈으로 보았다.
독일나치의 학살에 한달이 모잘라 죽은 여동생과
총알이 날아들어 떠난 아버지!
애써 묻어두고 덮어두고 그랬는데
가슴에 썩지않고 고이 잠들어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
아무리 침묵해도 새어나가는 신음소리
아무리 갈아도 가루가 되지않는 그리움
가까스로 탈출한 내 목숨을 구해준 친구
숨겨주고 안아준 친구의 고마움에
꼭 마지막 슈트를 지어주겠노라고 약속했던
18살의 나!
죽음을 받아들여선 안되는거라고
도망치라고 도망치라고 몸구석구석을
찔러 일으켰던 친구를
그 고마움을 어찌 잊을 수 있으리!
무작정 달려가다보면 터득하게 된다고
뒤돌아보지말고 가라고
떠밀려 이곳까지 왔다.
강물이 너무 차겁고
세월이 너무 힘들어도
진짜 뒤돌아보지 않았다.
이제 약속을 지키기위해 고향으로
절며 절며 발길을 옮긴다.
여전히 그곳으로 가는 걸음이 두렵고 아프다.
독일땅을 밟지않고 친구에게 갈수 없을까?
저 발길에 쓰러진 가족의 죽음을 아는데
저 땅을 통하지 않고 고향의 품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걸까?
나는 아직도 피가 멈추지 않았는데
역사는 지웠다한다.
많이 흘렀다고 용서하라한다.
저는 발이, 피멍든 가슴이 이리 선명한데
약속을 지키기위해 가는 이 발걸음이
내생의 마지막 걸음이라
다리하나를 절고절어 도착한 그곳에서
마지막 수트를 나는 전할 수 있을까?
너무 아픈 18살 이전의 기억이
찢어버린 천을 잇대듯 되살아나고
70년이란 세월이 마치 어제와 같은데
고향은 그대로 있을지, 너는 살아있을지
그때 구해준 목숨줄을 이리 끌고 가는데, 마지막 가는 길에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너무 늦은 게 아닌가하여 두렵다.
드디어 이곳에 도착했다.
여기는 그대로구나
살려달라고 18살 내가 두드렸던 문도
꼭 살아달라고 나를 배웅하던 길도
다시 돌아오겠다고 떠난 고향도
쓰러진 날 안고 내려가 숨겨주었던 그 계단도
그리고 너도 살아있었구나!
날 기다렸구나.너무 늦었다.
고맙다. 미안하다 말 한마디 내놓지않아도
70년이 세월이 흘렀어도
그저 우리는 다안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
그저 벅차게 힘껏 안아볼뿐
이제 지켰구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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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K스타모델콘테스트조직위원회 발대식 및 임원위촉식 성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