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촬영을 셀프촬영을 하였습니다.

남들 다하는 청담동 스튜디오 빌려 하는  웨딩촬영 정말 싫었습니다.

같은 작가 의해 같은 장소 같은 표정 같은 포즈..

사진이라는 제품을 찍어내는 사진공장처럼 느껴졌습니다.

결혼을 하는 주체는 '우리'인데 그곳에 '남'이 끼어 있는 것도 별로였습니다.

큰 마음 먹고 고가의 디카를 하나 구매하였습니다.

소니 컴팩트 카메라(RX10003)였습니다.당시에는 60만원대에 고릴라 삼각대와 장대 삼각대까지 풀장비로 샀습니다.

사진들은 굉장히 훌륭했고 주변에서 많이들 부러워 했습니다.

제 친구 한 놈도 저 따라 셀프촬영 했습니다.

나름 의미도 있고 비싼 장비였던 터라 가족 행사 아니고서는 들고 다니지를 않았습니다.

장모님 환갑때 제가 기사가 되어 멋진 사진 남겼습니다.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준 고마운 카메라이기에 아껴 두었네요.

붙박이장 깊숙하게 장비 모셔 놓고 아끼고 아껴두었습니다.

주변에서 누가 빌려달라고 해도 혹시라도 스크래치 날까 빌려주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카메라 기능을 앞지르는 스마트폰이 나옵니다.

아무리 컴팩트한 디카라고 해봤자 휴대하기 좋은 스마트폰보다 무겁고 부담스러워지네요.

어느 날 천덕꾸러기가 되어 장에서 잊혀진 채 머물다가 며칠 전에 팔았습니다.

더 있어봤자 팔려나가지도 않을 것 같아서 정리했습니다.

와이프는 우리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 죽을 때까지 들고 다니자라고 외쳤지만

조금이라도 가치 있을 때 팔아 맛있는 거 먹자고 제가 주장했습니다.

오늘이 카메라 가격 정산일 입니다.

와이프랑 간만에 저녁 외식 하러 나갈 생각입니다.

비록 아껴두다가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타인에게 양도했지만 사간 사람에게 이쁨 받고 그에게도 좋은 추억 많이 남겨주길 바램 가져봅니다.

어찌보면 순환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내것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타인에게 흘러가고 그도 다른이에게 넘겨주고 돌다돌다 카메라의 생명이 다할 때 그것이 머물다 세상에 남겨놓은 사진들은 그것의 흔적이 되고..

길지도 짧지도 않은 카메라 생명 제 삶을 다 살다 가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흘러가지 않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무생물이든 생물이든 저만의 시간이 있나보다 하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메이벅스님들도 저만의 삶에서 힘내시길 응원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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