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네트워크는 정보 소비 행태를 바꿨다.

소리바다로 개인끼리(P2P) 직접 연결해 음악이나 영화를 주고받던 시절은

이미 철 지난 추억거리다.

mp3나 mp4로 음악이나 영화를 내려받아 듣고 보던 풍경도 옛말이 돼가 고 있다.

   음악을 다운로드하는 대신 언제든 접속해 실시간 으로 듣고, 최신 영화

목록이 뜨면 그 자리에서 ‘재생’ 단추 를 눌러 감상하면 그만이다.

문화 콘텐츠 향유 패턴이 ‘소유’에서 ‘소비’로 이동한 것이다.

   2015년 5월 워너뮤직은 그해 1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워너뮤직 음원

사업 사상 처음으로 스트리밍 음원 판매 매출 이 다운로드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대형 음반사 가운데 첫 사례였다.

그로부터 4년. CD나 mp3 파일의 자리는 멜론과 스포티파이가 대체했다.

지상파 방송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나 훌루에

접속해 보다 만 영화 를 이어 보는 게 훨씬 자연스러운 일이다.

TV 시리즈물 대신 이용자들이 직접 찍어 올린 유튜브 동영상에 더욱

열광 하는 것이 지금의 시청자다.       ‘본방사수’도 옛말이다.

   본방과 재방의 경계는 이미 무너졌다.

거실에 놓인 대형 TV 앞에 온 가족이 모여 방송이 시작 되길 기다리는

모습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빼곤 좀체 볼 수 없다.

각자 방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들고 취향에 맞는 영상을 보는 게

흔한 집 안 풍경이 됐다.

   방송 시간에 맞춰 대기하기보다는 원하는 시리즈물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 보는 ‘정주행’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다운로드가 저물고 스트리밍이 주류가 됐다.

보다 빠른 모바일 네트워크는 이 흐름을 가속화한다.

   최근 상용화된 5G 이동통신은 이론적으로 4G LTE보다 20배 빠른 초당

20기 가비트(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한다.

2시간짜리 영화를 10초면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이제 갓 걸음마를 떼었을 뿐이지만, 서비스가 본격 궤도에 오를 2020년

이후 에는 콘텐츠 소유의 종말 시대를 점쳐봐도 좋겠다.

김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