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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고 있는 손 사이로 피가 폭포수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다.

기싸움에서 진 상태라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한 수에 끝이 난 것이었다.

그는 이미 상대의 의중을 알고 있었다.

적과의 전투 도중에 계속해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목적이 자신임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 야사닌이 아직도 날 잊지 않은 모양이군. ’

하르가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급히 기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불과 아홉 명의 부하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에서 온전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하르가치는 그들 모두의 손을 잡으면서 격려하였다.

입밖으로 아무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병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말도 없이 눈물만 흘렸다.

“ 준비하라. ”

“ 네 ”

부하들이 준비를 하는 동안, 하르가치는 주의를 주었다.

“ 이유는 묻지 말고 잘 들어라. 내가 먼저 저것을 타고, 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나머지는 그것을 보고 따라하면 된다. ”

“ 네 ”

“ 각자 떨어지는 곳이 다를 수도 있으므로 지상에 닿는 즉시 가급적이면 오삼계의 부대에 들키지 말고, 본대로 귀환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 기체에 대해서는 함구하라. ”

“ 알겠습니다. ”

“ 나중에 본대에서 보자. ”

“ 조심하십시오. ”

하르가치는 알겠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이고는 기체(機體)를 끌고 나와 이륙할 준비를 하였다.

그의 기체에는 그와 함께 병사 한 명이 타기로 하였다.

이륙준비를 하면서, 그는 그 병사에게 조종법을 제대로 익히고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이상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이륙준비를 마치고 고개를 돌려 부하들을 보며 소리쳤다.

“ 어떻게 나는 것인지 잘 봐라. 바람을 잘 타야 한다. 명심하도록. ”

“ 네 ”

부하들의 답을 들은 그는 고개를 돌려 옆의 부하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 부하는 이륙하기 위한 자세를 취하였다.

다시 한 번, 이륙준비를 확인한 하르가치는 오른 손으로 부하의 어깨를 쳐 신호를 보내고는 힘껏 달려나갔다.

두 사람은 절벽을 향해 힘차게 뛰어나가 절벽끝에서 발을 굴렀다.

순간, 기체는 빠른 속도로 아래로 내려갔다.

“ 악!! ”

옆의 병사는 너무 놀라 눈을 감으며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는 연습을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포에 젖어 제대로 된 자세를 취하지 못하였다.

하르가치는 입을 꽉 물고 기체가 중심을 잡도록 왼손으로 힘을 주었고, 오른손으로 병사의 몸을 비행하기 알맞도록 하였다.

보통 사람이 하기 힘든 행동이었지만, 그동안 수련으로 인하여 보통 사람을 능가하는 힘을 가진 그로서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자, 아래로 처박히는 것처럼 떨어지던 기체가 바람의 영향을 받으며 하늘로 뜨기 시작하였고, 어느 정도 떠오르자, 절벽위의 부하들이 보였다.

그들은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하르가치는 한숨을 내쉬었다.

만들어진 것 중에서 제일 나쁜 것을 사용했기 때문에 자신도 긴장을 하고 있었다.

그는 모르고 있었지만, 옆의 병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였으므로 그가 아니었다면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았었다.

그가 성공하자, 부하들도 용기를 가지고 기체에 달려들었고, 하나 둘 기체를 타고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모두 다섯 개의 기체가 절벽에서 떨어졌고, 하르가치의 것을 비롯한 세 개의 기체는 하늘에 떠올랐지만, 나머지 두 개는 조종미숙으로 인하여 절벽 아래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충분한 비행연습을 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겠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으므로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그나마 세 대가 성공했다는 것에 만족을 해야했다.

세 대의 기체는 창공에 날아올라 바람을 타고 날아갔다.

전투가 일어나는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지역이었으므로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