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은 엄마가 생각나는 곳

아마도 28년 전쯤 되는 기억을 떠올려본다.

막내딸 보겠다고 시골에서 올라오신 울엄마

모시러 가겠으니 호남선 나오는 출구에서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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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퇴근하고 들떠서 도착한 서울역 약속 장소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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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계실 곳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보았다.

한참을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문득, 서울역이 아닌 혹 영등포역에서 기다리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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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영등포역으로 갔다.

출구부터 타는 곳 주변을 다 둘러보았다.

역시 보이지 않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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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밀려왔다.

찾아야 하는 것 말고는 연락할 방법이 없다.

지금처럼 휴대폰이 있던 시절도 아니어서

마음만 불안하며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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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울역으로 갔다.

출구부터 호남선 타는 곳 주변을 다시 살펴보았다.

역시 보이지 않는 엄마의 모습에 눈물이 핑 돌고,

엄마에게 혹 무슨 일 생긴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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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더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서울역사 안을 계속 찾아 헤매기는 시간은 흘렀다.

순간,

더위에 지치고, 기다림에 지친 울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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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보는 순간 반가움과 원망의 소리

왜, 여기에 있어?

나오는 출구 앞에서 기다리고 계시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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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려고 오지 않는 막내딸을 기다리다 지친 울엄마

혹시라도 사람 많은 곳에서 찾지 못하나 싶어

역사 입구까지 나와서

잘 보이도록 큰 기둥에 앉아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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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막내딸과 엄마는 그렇게 서로를 기다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서울역을 지날 때면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