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까레이스키(고려인) 대학생들과 만나 카자흐스탄의 농촌지역을 방문했다.

지금은 중지된 아시아나항공 알마티행 비행기편이 있을 때였다.

동대문 보따리상들이 카자흐스탄으로 물건을 나르는 비행기였다.

티켓팅은 아시아나항공이었는데, 비행기는 카자흐스탄여객기였다.

기내 시설들은 개조되어 보따리를 바닥에 놓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사뭇 버스를 탄 기분이 들었다.

알마티는 1997년까지 카자흐스탄의 수도였으나, 북부 아스타나로 수도이전하였다.

시장에는 우즈베키스탄 채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알마티에서 하룻밤 묶는 동안 수박과 살구를 사먹었다.

카작 수박도 맛있었다.

한국돈 천원으로 살구 한 바구니를 샀다.

그 많은 살구를 하룻밤에 다 먹어치웠다. 

고려인대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농촌지역으로 이동했다.

마침 밀추수하는 시기여서 농촌은 밀밭이었다.

말을 탄 농부의 집에 들렀는데, 1년에 자기 혼자 뿌리는 밀 씨앗이 1톤가량 된다고 했다.

며칠을 묵으면서, 그 사람은 "카자흐스탄에 오시면, 저 산을 하나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연방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카자흐스탄사람들은 연금을 받을 지, 땅을 소유할 지 결정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은 땅을 받았는데, 산 3개와 그 주변의 땅을 소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면적이 얼마나 넓은 지, 추수를 하는 방식이, 트렉터로 한 번,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밀을 추수하는 시간이 반나절이 걸린다고 한다.

화덕의 땔감은 말똥이다.

나무는 거의 없는 초원이고, 산에도 나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산도 높지도 않고 그저 언덕처럼 보였다.

이 드넓은 지역에 한 가정만 살고 있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 거리도 너무 멀었다.

초원에 말을 키우고, 말의 젖을 짜서 삭혀서 소금 간을 짜게 해서 말려 두었다.

겨울에는 말고기와 말젖을 의지해 살아간다고 한다.

"러시아연방에 속해 있을 때가 좋았죠. 그 때는 1년에 3개월을 휴가로 보내고 매년 모스크바로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지금은 모스크바는 커녕, 이 지역도 벗어날 수가 없네요"

이렇게 넓은 지역에 농사를 지어도 부를 축적할 수 없다고 한다.

한국농업의 집약적 농업과 기술영농을 이야기했더니, 자기 집으로 살러 오란다.

"카작 사람들은 한국사람들을 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대전 당시, 일본이 말을 모두 군수물자로 빼앗아 가버려서 카작사람들이 모두 굶어 죽게 되었을 때, 연해주에서 강제이주되어온 고려인들이 언 땅 속 풀뿌리를 캐내어 우리를 먹여 살렸죠"

아직도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한국사람들에게 친절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카자흐스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누르술탄 대통령궁에서 만나 경제협력 등을 논의했다.

카자흐스탄에는 한국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단군상이 들어간 동전주화를 발행하고, 고려극장을 세워 고려인후손들이 한국어로 연극공연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러시아 상공을 거쳐 12시간을 비행해서 우리나라 인천공항으로 돌아온다.

한 때 러시아연방의 최첨단 우주과학자들과 우주선발사장으로 앞서 가던 카자흐스탄이 우리나라와 더 많은 협력을 통해 발전해 가기를 기대한다.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