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吾與回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

공자가 말했다.

내가 안회와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안회가 내 말을 거스르지 않았다.

하여 나는 안회가 어리석다고 여겼다.

그런데 자리를 파하고

안회의 사생활을 살펴봤더니

안회의 뿌리가 드러나는 것 아닌가.

안회는 어리석지 않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누군가의 모습이 그 사람 모습의 전부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그것은 결단코 그 사람의 전부가 될 수 없다. 어떤 자리에서는 어수룩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다른 자리에 가서는 유창하거나 깐깐해질 수 있다. 사람에게는 그토록 많은 겹이 있다.

   내가 보고 있는 누군가의 지엽(枝葉. 가지와 잎)적인 부분을 그 사람 뿌리라고 착각하는 일 또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번 장은 짧지만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박다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