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연애인을 실제로 본 것은(무대가 아닌) 1997년도 인천 주안에서 수습을 받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근무처 바로 옆에 의류가게가 있었는데 그 때 판촉을 하기 위해 연예인을 초청했던 것입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사무실을 나왔는데 바로 옆 가게에 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사람은 바로 개그맨 김정렬이었습니다.

당시 '숭구리당당 숭당당'이라는 유행어를 만들고 일명 '개다리춤'을 유행시키고 있던 개그맨이었습니다.

1981년 MBC 문화방송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하였으며, 이경규와는 공채동기라고 합니다.

연예인이기는 하나 개그맨이고(개그맨은 대중 앞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시기라, 지금도 그렇지만, 가수와 같이 '우와'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성향일 수도 있습니다만)

김정렬을 보자마자 제 몸이 김정렬을 향해서 가고 있었습니다. 몇발자국 떼 놓다가 번뜩 정신이 들어서 다시 되돌아오기는 했습니다만..

보자마자 처음에 '나 저 사람 아는데'하는 생각을 먼저 했었습니다. 동네 친구나 평상시에 서로 알고 지내는 사람처럼 아는 척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바로 '나는 저 사람을 알지만 저 사람은 나를 모른다.'는 생각이 번뜩 들어 아는 척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알고 나를 모르는 일방적인 관계가 있다는 것을 김정렬을 통해 알았습니다. 시골에서 자랐고 학교를 졸업하기까지의 인간관계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하면 서로 안다고 할 수도 있는 사이였는데, 김정렬을 통해 극단적으로 일방적인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셈입니다.(제가 참으로 멍청했던 것 같습니다. 그 때까지 이런 사실 하나 모르고, 순수했던 것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방적인 관계,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서로 소통하면서 같이 살아갈 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알짬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