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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돼지고기)

 

*** 나 먹을 꼬야?****

 

수육(돼지고기)

 

시골에서 큰일을 치르거나 명절 때가 되면 항상 준비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돼지고기 수육이다. 명절이라 오랜만에 집에 들른 형님들도 제일 먼저 찾는 음식이 수육이고 어린 조카들도 다른 음식보다는 수육에 젓가락이 더 많이 간다. 김장을 할 때도 김장을 하는 한켠에는 가마솥에서 돼지고기가 익어가고 김장을 끝낸 후 김치나 배춧속으로 수육 한점을 싸먹으면 노동의 피로감을 해소해 준다. 그렇다 보니 음식을 준비하시는 어머니도 수육을 하실 때 보다 신경을 많이 쓰시는 듯 하고... 어릴 때는 수육을 삶을 때 된장 한 움큼이 다였는데 요즘은 몸에 좋다는 엄나무나 구지뽕 나무 등을 같이 삶는(돼지고기 특유의 잡냄새를 잡기위한 목적도 있다) 경우도 많다. 월계수 잎이나 커피를 넣는 경우도 많은데 커피는 내 취향이 아닌 듯하다.

 

어릴 때는 동네에서 돼지를 직접 잡는(도축) 경우도 많았는데 놀 거리나 볼거리가 부족했던 시골 어린아이들에게는 그것도 일종의 놀이였다. 돼지를 움직이지 못하게 밧줄로 묶어 고정해 두고 힘깨나 쓰는 동네 장정이 날카롭게 갈린 칼로 한 번에 심장을 향해 칼을 박는다. 그렇게 피를 빼면 돼지는 숨이 끊어질 때 까지 그로테스크한 비명을 내지르는데 그 뒤에 올 구경거리와 돼지를 도축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처럼 주어졌던 돼지의 부속물을 손질해 삶아놓은 고기 한 점을 위해 그 비명을 견뎌내고 그 자리를 지키곤 했었다.

수육이 요즘 방송에서 볼 수 있는 잘나가는 식당들에서 내놓는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그런 맛은 아니다. 오히려 ‘배지근한’ 맛 때문에 꺼려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먹을수록 은근하고 담백하면서 깊은 감칠맛으로 인해 물리거나 질리지 않는 음식일 것이다.

된장에다가 마늘과 풋고추를 다져넣고 참기름을 둘러 같이 섞어 주고 취향이나 입맛에 따라 막걸리나 사이다를 가미한 양념장을 만들어 찍어 먹거나 새우젓이나 묵은 김치도 좋고 갓 삶아 뜨끈뜨끈 한 경우 그냥 소금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개인적으로는 단백질은 탄수화물과 함께 라는 지론인지라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상추나 깻잎, 알배기 배추의 노란 속대에다가 밥을 한 숟가락 올리고 수육 한두 점과 편 마늘, 풋고추 등을 쌈장과 곁들여 먹는 걸 제일 좋아한다. 돼지고기만 들어가면 위에서 음식이 겉도는 느낌인데 같이 먹는 밥이 이 위화감을 없애고 위에다가 부드없게 안착시켜주는 느낌이다. 밥과 함께 먹으면 오히려 고기를 더 많이 먹게 되는 것 같다.

 

삼겹살, 사태살, 앞다릿살 부위 등을 취향대로 선택하여 물에 넣어 삶거나 수증기로 쪄내는데 기름기가 빠져 담백하고 쫄깃한 맛을 느낄 수가 있다. 보쌈김치와 같이 나오는 수육을 보쌈이라 하는데 보쌈집에서 나오는 고기와 김치는 단맛이 강하게 느껴져 쉽게 질리는 맛이다. 또 기름기가 없는 살코기 부위만을 삶게 되면 퍽퍽한 느낌이랄까 비계부위가 적당히 붙어 있어야 고기가 부드럽고 감칠맛이 더해진다.

유명한 식당에서 먹는 그런 음식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소울 푸드라는 의미가 강하다. 입맛을 확 잡아당기는 그런 맛은 아닐지라도 은근하며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아서 가장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중의 하나가 되었다.

 

여담이지만 돼지의 평균 체지방률은 15~20% 랍니다.

참고로 사람의 경우 남자는 평균 20~25%, 여자는 평균 25~30%…….

뚱뚱한 사람들 보고 앞으로는 돼지라 놀리지 맙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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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윌비리치(lswlight) 2019-07-10 11:09:39

    돼지와 소는 한국생활에 아니 우리 한국인의 생활에 매우 중요하면서도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훌륭한 동물입니다   삭제

    • 난초나라(kjkyj) 2019-07-08 21:24:53

      수육이 자주 먹고 싶은데 너무 비싼 거 같습니다.ㅠㅠ.. 조리방법 때문인가.. / 돼지의 체지방률이 사람보다 적네요!? 처음알은 정보입니다! ^^   삭제

      • 알짬e(alzzame) 2019-07-08 19:08:14

        님의 동네에서는 돼지의 심장을... 우리 동네에서는 멱살을..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어도 될 터인데 돼지의 멱따는 고통을 떠올리고 말았습니다.   삭제

        • 메이블록(maybugs) 2019-07-08 15:46:27

          돼지에 대한 오해가 체지방 말고도 미안하고 고마운 여러가지가 더 있던데요.^^
          수육을 소울푸드라 할 만큼의 애정이 깃들어 있네요.
          수육 싸 먹는 방법에 침 좀 흘렸습니다.^^   삭제

          • 바라보기(qkfkqhrl) 2019-07-08 11:04:40

            돼지고기를 참 좋아 합니다. 자다가 일어나서도 먹는 식탐의 소유자이니 돼지고기라면 기꺼이 부른 배라도 마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먹소싶다.   삭제

            • 무아딥(MuadKhan) 2019-07-07 23:15:34

              저도 돼지고기 중에 수육을 참 좋아하는데 옛날에는 소와 마찬가지로 돼지도 꽤 귀한 가축이었나보군요. 돼지고기를 먹을 때 돼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삭제

              • 송이든(widely08) 2019-07-07 20:52:57

                김장김치할 때 만들어 주는 수육이 일년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 같습니다. 갓 버무린 김치가 한 몫 해주는 것이지요. 막걸리 생각나네요 ㅎㅎㅎ   삭제

                • 상큼체리걸(hyedn85) 2019-07-07 15:09:28

                  진짜 뚱뚱한 사람한테 돼지라고 놀리면 안되겠는데요 어지간한 사람보다 돼지가 더 체지방이 없다는... 참 아이러니 하네요 ㅋㅋㅋ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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