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지껏 살면서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크게 물건을 잃어버린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산은 아마 10개쯤은 잃어버렸을 것 같구요. 비가 오면 써야하니 잘 챙기다가 비가 멈추고 나면 버스에 두고 내리고 식당에 놓고 오고 그런 일이 다반사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아이가 5, 6살쯤이던 어느 날, 둘이서 이마트에서 점심을 먹고 식판을 가져다 놓고 왔는데 그 잠깐 사이에 아이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온 세상이 하얘지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무척 넓은 푸드코트였는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아이를 찾아다녔습니다. 아이를 찾는다는 방송도 내보냈구요.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 코너도 뒤져보고 과자코너에 가봐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푸드코트로 돌아왔는데 문득 창가 쪽을 보니 아이가 창가에 기대어 잠들어있었습니다.

아마 기차가 지나가는 걸 보고 창가 쪽으로 간 것 같은데.. 푸드코트를 몇번을 돌아도 안보이던 아이였는데 처음부터 쭉 그자리에 있었던 겁니다. ㅠㅠ

한번은 아빠와 재활용쓰레기를 버리러 씽씽카를 끌고 내려갔는데 쓰레기를 버리고 나니 아이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관리사무소에 가서 CCTV도 살펴보고 경찰에 신고하고 찾으러 다니는데 경찰에 신고한지 5분도 안되어서 찾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경찰차를 태워서 아파트 현관 앞에 데려다 주더군요. 아파트 주변을 한바퀴 도는데 씽씽카를 끌고 아파트 상가 앞을 지나가더랍니다.

우리 눈에는 그렇게 안보이던 아이를 신기하게도 경찰은 금방 찾아주더라고여.. 당황하면 코 앞에 있어도 안보이나봅니다.

가끔 아이를 잃어버렸다가 몇십년만에 만난 사람들 뉴스를 보면 정말 안타깝고 한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이인데 그런 일은 정말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근데 예비 부모님들, 어린 아이 부모님들!! 혹시 아이를 잃어버리면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세요. 아이들은 보통 멀리가지 않습니다. 

은빛태양을사랑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