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걸려 온 전화....

엄마의 죽음에 대한 소식...

아무 준비도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너무나 믿기지 않은 소식....

거짓말일 것이라고 이것은 꿈일 것이라고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택시 안에서 울고...

간단한 짐을 챙겨 부모님이 계시는 시골로 가는 동안에...

아침까지만 해도 건강하셨던 분이 내 곁을 떠났다는 현실들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도착하니 영정이 차려진 빈소를 보면서... 이건 뭐지 하는 생각뿐...

눈물도 안나오고 멍한 채 화장터에서 그 뜨거운 불속에 들어가

한줌의 재로 나온 엄마... 그리고 고향 산에 묻혀버리 한줌의 재가 되어버린 엄마

그리고 8개월 후  

우리는 엄마의 죽음을 겨우 추스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버지의 죽음 소식...

아파서 병원에 누워 계셨다면 이별의 인사라도 했을 텐데...

두 분 다 무엇이 그리 급하셨는지.... 

마지막 가시는 모습을 뵙고 배웅해드리지도 못한 것에 대한 속상함

부모님의 장례식을 치른 시간보다  그 이후가 더 힘들고 슬픈 시간들이었다. 

 우리는 죽음에 대하여 듣고 장례식에 참석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죽음을 아주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면 바로 내가, 누구보다 소중하고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나 자신이 죽을 거라는 사실을 퍼뜩 깨닫게 된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애도의 다섯 단계’를 규명했다고 널리 알려진 사람들이 거치는 감정의 다섯 단계가 있다. 상실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은 그 단계를 순서대로 거치지 않는다. 실상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부정과 고립, 분노, 협상, 수용, 이 다섯 가지 감정 상태를 정신의학 용어인 방어기제, 즉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대응 기제로 보았다.

 나도 이론으로 죽음에 대한 애도의 다섯단계에 대하여 배웠지만, 어느 순간에는 수용했다가 또 어떤 날은  갑자기 떠나버린 것에 대한 분노를 느끼고 원망을 하기도 한다.  나이가 50인데도 내가 혼자 남겨진 것에 대한 고립감과 버려진 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다른 분들은 부모님들이 아무 희망없이 요양원에 누워 계신 모습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그렇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부모님이 80을 다 넘기시고 건강하게 사시다 가신 것에 대하여 감사하라는 말로 위로 했지만, 그 말에 대해서는  머리로는 이해를 하나 내 부모님이고 나의 일이다보니 나는 그저그 말을 듣는 나는 속상하고  슬프기만 했다. 

 이제 2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는 부모님의 사진을  보는 것도 묘소에 부모님을 뵈러 가는 것에 대해서 조금씩 담담해지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죽어가는 사람들을 어떻게 그들을 대해야 하는가....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볼 땐 두려움을 해소해주는 게 우선이다.

사람은 죽는다. 누구나 다 죽는다. 이 와중에 ‘나만 빼고’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든다. 이러한 내적 모순,인지 부조화는 우리를 곤란하게도 하고 황홀하게도 하는 복잡 미묘한 문제이다.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인간이 고통을 겪는 근본 원인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멸의 두려움이 터무니없음을 보여주고자 사유실험을 고안했다. 즉. 일단 소멸하고 나면 소멸을 안타까워할 수 없다.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두려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무의 상태에서는 인식, 의식,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존재할 때는 죽음이 오지 않았고 죽음이 왔을 때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여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다. 우리가 알았던 모든 것, 지금까지 들었던 온갖 생각, 내가 사랑하거나 소중하게 여겼던 모든 사람이 죄다 사라진다니, 영원히 사라진다니... 그런 생각만 해도 너무 괴로워 아예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자신의 죽음을 숙고하면 더 행복해진다는 내용이었다. 그게 왜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준다는 걸까? 이에 대해 연구진은 죽음을 생각하면 심리적 ‘면역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괴로움에 대처하고자 무의식적으로 행복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절망 때문에 무력해질 테니까

연구진은 공포관리이론 이라고 알려진 심리적 개념에서 그러한 결론을 도출했다. 이는 죽음에 관한 이미지에 노출 되었을 때 훨씬 더 극적인 판단을 내리게 되는 현상이다.  

정신분석가인 오토랭크는 우리는 삶과 죽음을 두려워하게 된다라고 하였다. 

어니스크 베커는 "인간은 벌레이며 다른 벌레들을 위한 먹이다. 이런 딜레마를 안고 살아야 하다니 ,참으로 끔찍하다." 고 했다. 인간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참을 수 없어 하면서 그런 상태로 살아 있다는 것도 거의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만성적 불안과 싸우기보다는 무시하려고 한다고 한다. 억압되고 불안하지만 그 불안을 온전히 경험하기를 거부함으로써 인간은 문명을 창조하는 것이다. 

종교에서도 죽음을 숙고하기 우헤 베커의 공포를 끌어오곤 한다. 하지만 종교적 관점에서 죽음의 공포는 일종의 공포는 일종의 해방감을 선사한다. " 우리는 모두 죽어야 한다. 우리는 엎질러진 물과 같아서 절대로 주워 담을 수 없다."

 나도 내가 죽는다면 너무 두렵고 무섭다.  그런 죽음에 대해서 잊기도 하고 생각을 하지 않기에 오늘도 웃을 수 있고 내가 계획하고 목표한 일들을 열심히 달리고 있다. 하지만 죽음은 순서가 없다.  우리가 언제 어느 때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겸손해지고 때로는 죽음이 무섭지 않고 내가 살아온 지난 세월들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남아 있는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나로 인해 너무 슬프하지 않고 그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아주기를 바란다.  

영s(kyoung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