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에서 팔공산쪽으로 올라가다보면 파군재 삼거리가 나옵니다. 

파군재 삼거리 옆에 온채당 이시아폴리스점이 있는데 생긴지 2~3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작년에 '코다리 냉면'이 맛있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코다리'라는 말에 이끌려 가 봤던  곳입니다. 

코다리냉면 전문점이니 만큼 코다리냉면이 주 메뉴인데 가격이 10,000원 정도로 제법 비쌉니다. 물론 다른 메뉴들도 많습니다. 칼국수, 불향 쭈꾸미, 석쇠불고기, 직화불고기 등

저는 면음식을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잔치국수는 하루 삼때를 다먹으라 해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찬음식은 썩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냉면을 먹으러 갔던 것은 '코다리'라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냉면 위에 놓여 있는 붉은 것이 코다리입니다. 코다리 무침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코다리 식혜라고 해야 할까요?(살짝 시큼한 맛이 느껴집니다.) 

코다리는 명태에서 내장을 빼고 반건조시킨 것을 말합니다. 지금이야 흔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식재료가 되었지만 제가 시골에서 자랄 때는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명태를 구경할 수 있는 것도 제사를 지내야만 북어라 불리는 명태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는 너무 없었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시절이었습니다.)

'코다리'라는 말에 제가 이끌린 것은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있어서입니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 북어를 사면 그때는 북어 머리가 있었습니다. 아래 이미지처럼요. 요즘 슈퍼에서 포장된 채로 나오는 북어에는 머리가 없더라구요.

북어 몸통이야 부드러우니 조리해서 먹는 것이 간편한데 문제는 북어대가리입니다.(대가리라는 표현에 거부감이 있을 수 있겟지만 저렇게 불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대구에서 형님들을 돌보고 계시던 할머니가 집에 다니러 오셨을 때입니다. 아주 오래전 일입니다. 

그 때 집에 북어대가리가 몇개가 부엌에 있었습니다. 엄마가 어떻게 해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대로 둔 것 같습니다.

할머니께서 북어대가리를 꺼내시더니 절구라고 부르나요. (절구라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한참을 생각하고, 검색해보고 해서 절구라고 부르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북어대가리를 크게 찢으시더니 절구에 넣고 빻으시더라구요. 한참을 빻아서 질기디 질긴 북어대가리를 부드럽게 만드시더니 또 더 잘게 찢어주십니다.

그리고는 양념에 넣어서 버무려 주셨는데 30~4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맛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아마도 그 때 너무 맛있었나 봅니다.

북어대가리 빻아서 만든 것을 코다리요리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만 그 때 할머니께서 해 주신 그 음식으로 인해 코다리에는 막연한 향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제 식사를 하다가 '할머니의 북어대가리무침'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내야 제가 자주 이야기했으니 처음 듣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나 봅니다.(사실은 처음 듣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이제서야 아이들 귀로 그 소리가 들어갔나 봅니다.)

아들이 그러더군요.

"지금까지 어머니(저의 아내)가 해 주신 음식은 맛있다는 소리 하신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그러면서 살짝이 웃으면서 아내를 쳐다보더군요.(이간질이래나요.)

알짬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