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끈질기게 품고 있는 생각이 하나 있다.

'그마저도 사랑해야지.'

뭔가가 눈에 거슬려도 그마저도 사랑해야지.

뭔가가 귀에 거슬려도 그마저도 사랑해야지.

뭔가가 마음에 거슬려도 그마저도 사랑해야지.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사랑하려고 해도 가끔은

대상의 뭔가가 나를 툭 치거나 콕 찌르기 때문에.

예전에는 구체적이고 세속적인 인생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 내 인생 목표는 세상 모든 걸 사랑하는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그게 뭘 했든. 다 포용하는 것. 

세상 모든 것을 괜찮다고 여기는 것.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것들을 사랑했다.

처음에는 억지로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마음을 열면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오는데

나는 마음속에다가 손을 집어넣고 마음을

강압적으로 꺼내려 했었다. 

(그런 나마저도 사랑해야지)

사랑하는 것에는 아무런 힘이 없다고 생각하며

많은 세월을 보냈다. 지금은 그 반대의 생각을 한다.

물론 이것은 정답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단지 내 가치관, 세계관일 뿐이다.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사랑을 외면하는 순간에도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고자 한다. 

조건 없는 사랑을 하는 사람.

토 달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 

이것은 낭만적인 사랑이라기보다는

전인류에 대한 범애(汎愛)적인 사랑에 가깝다.

가장 상위 카테고리에 속하는 사랑. 

사랑이 나를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오용한 내가 나를 다치게 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고 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사랑하다가 상처 입어도

다시 사랑할 용기를 내게 된다. 

감사하고 사랑하며 평생을 살아갈 것이다. 

박다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