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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레가 공격을 받고 나자, 둔덕 위에 있던 적들은 후퇴를 하였다.

공격부대 중에서 앞서 나간 일부는 수레를 같이 끌고 둔덕위로 올라갔다.

평지는 몰라도 둔덕위로 가면서 소수로는 다소 무리인 것으로 보였는데, 미리 그렇게 정해져 있었던 것 같았다.

기사 이상이 지휘관 중에서 앞서 달려 나가면서 지휘를 하는 이들은 한 명도 없었다.

지휘를 하는 대부분은 각 부대의 중간 지휘자들이었는데, 이미 산전수전을 경험한 이들이다보니 기사들이 없어도 알아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총대장인 백작과 기사들은 제일 뒤에서 명령만 내리고 있었다.

일반적인 경우보다 기사들의 숫자가 적은 것을 보니 전사한 이후로 보충이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아마도 초반에는 진두에서 지휘를 한 기사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용감한 기사들은 이미 전사를 한 것 같았다.

즉, 용감하고 지휘관다운 지휘관들은 이미 전사 혹은 부상으로 인하여 사라진 다음인 것 같았다.

비겁한 자들만 남아 있는 것이었다.

둔덕 위로 올라가자 성이 명확하게 보였다.

성 근처에 도착한 용병들은 사다리를 성에 걸치고 있었고, 혹자들은 방패를 가지고 날아오는 화살을 방어하고 있었다.

사다리를 걸어 둔 곳은 튀어나온 부분에서 화살로 방어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사다리를 걸어만 둘 뿐, 타고 올라가는 용병들은 소수에 불과하였다.

마치 보여주기 위한 쇼처럼 보였다. 용병 지휘관들은 굳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라고 하지 않았다.

다만, 제비뽑기 등을 통해 진 용병들만 어쩔 수 없이 사다리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도 성위로 올라가겠다는 열의를 보이기보다는 작은 방패를 들고 방어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헌터는 활로 성위나 기타 다른 곳을 공격하면서 엄호를 해 주는 역할을 하였다.

그런 식으로 방어만 열중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화살이라는 곳이 눈이 달린 것이 아니다보니 재수가 없으면 화살에 맞아 죽는 이들도 있었고,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상당한 시간을 그렇게 공격 아닌 공격을 하다보니 그렇게 죽거나 다치는 이들이 상당수였다.

나름 머리를 사용하여 함께 모여서 방어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런다고 다치거나 죽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둔덕이 있어서 밑에 있는 백작이나 기사들에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에 그나마 닥돌을 하지 않는 것이 다행인 상황이었다.

‘ 참, 어이없는 모습이군. 이게 뭐야? ’

어떻게 생각하면 우스운 광경이었지만, 용병들에게는 생명이 달린 문제였다.

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상황이었다.

이런 식으로는 공성을 성공할 수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날의 공격은 마무리되었다.

“ 그나마 화살 공격이 예전보다 준 것이 다행이지. ”

후퇴하면서 한 용병이 한 말이었다.

그날 야심한 밤에 헌터는 가지고 있던 샐리번 가루를 곡물 여러 가지에 뿌렸다.

사냥꾼들이 가끔 사용하는 샐리번 가루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았지만, 알코올과 만나게 되면 치명적인 독약이 되는 것이었다.

주로 맹수를 사냥할 경우에 미끼에 술과 뿌려서 놔두는 것이었는데, 나름 효과가 좋은 독약 중의 하나였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