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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이라고 하오. 매일 이것을 암송하시오. 어쩌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오. ”

여인은 밝은 표정으로 말하였다.

“ 고맙사옵니다. ”

그녀의 인사에도 불구하고 노승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였다.

“ 소승이 마지막 한 이야기를 잊지 마시오. 그것이 중생을 구하는 길이자, 두 사람의 업보를 줄이는 일이오. ”

“ 알겠사옵니다. 꼭 그렇게 하겠나이다. ”

노승은 또 하나의 책을 건네 주면서 말하였다.

“ 이 책은 그에게 주시오. ”

책의 표지에는 여인에게 준 것과 달리 아무런 글도 없었다.

“ 불문에 관한 것이오. 꼭 읽어보라고 하시오. ”

“ 이것이 도움이 되겠는지요? ”

“ 아미타불.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지요. ”

“ 알겠사옵니다. ”

“ 그럼 가보시오. 여기에 오래 머물면 안되오. 곧 추적자들이 따라오게 될 것이오. ”

“ 감사하옵니다. 스님. 이 은혜 잊지 않겠나이다. ”

“ 아미타불 ”

그 말을 끝으로 노승은 눈을 감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인은 정중하게 큰 인사를 하고, 조심스럽게 방에서 나갔다.

여인이 나가고 나자, 노승은 눈을 뜨면서 중얼거렸다.

“ 아미타불. 이렇게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아니다. 이렇게 하여 수많은 중생을 구할 수가 있다. 그가 그렇게 되는 것도, 내가 이렇게 하는 것도 전생의 연일 것이다. 우매한 우리가 부처님의 의도를 어찌 알리오. ”

노승은 다시 눈을 감았다.

밖으로 나온 여인은 고개를 숙이고 뭔가 생각에 잠겨있는 하르가치를 보았다.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지 않고, 자신도 생각에 잠겼다.

노승에게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자신의 인생이 참 기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그의 앞에서 그런 내색을 할 수는 없었다.

‘ 저 사람이 날 찾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아니, 행여나 그런 경우가 생기더라도 날 지킬 수 있는 무공을 배우는 것이 좋겠다. ’

나름대로 결정을 한 여인은 그에게 다가갔다.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여인이 말하였다.

“ 이제 헤어질 때가 되었네요. ”

그녀의 말에 하르가치는 생각에서 깨어났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 좋은 말씀이라도 들으셨나요? ”

여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는 노승에게서 받은 책자를 넘겨주며 말하였다.

“ 스님께서 주신 것이옵니다. 꼭 읽어보라고 하시더군요. ”

하르가치는 책을 넘겨받으며 말하였다.

“ 제게도 선물을 주셨군요. ”

여인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말하였다.

“ 그럼, 이만.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

“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그럼 조심해서 가십시오. ”

여인은 고개를 숙이며 재차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길로 가려고 하였다.

그 순간, 하르가치는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자신도 모르게 말을 하고 있었다.

“ 잠시만요. ”

여인은 가다가 잠시 경직된 모습을 보이다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무엇때문인지 상당히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하르가치도 생각지도 못한 자신의 행동에 놀라, 여인의 상태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 왜 그러시는지요? ”

여인의 말이 떨렸지만, 하르가치는 그것을 느끼지 못하였다.

무슨 말을 해야 했지만, 쉽게 떠오르지가 않았다.

‘ 내가 왜 이러지? ’

자신이 생각해도 자신이 왜 그녀를 불렀는지 알 수가 없었다.

“ 저기, 저, … ”

‘ 내가 저 여인을 사모하나? ’

스스로 생각하기에 황당한 것이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모르는 그로서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장담하기가 어려웠다.

그가 주저하면서 말을 잘 하지 못하자, 여인은 그제서야 안심을 하며 말하였다.

“ 제게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