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집 선풍기는 오로지 나만을 향해 있습니다.

바람이 잠시라도 나를 비켜 가면 습한기운과 더위가 바람보다 빨리 착 달라 붙습니다. 

옷옷을 벗은체로 견디고 있는 것입니다. 

집안에 분명히 에어컨도 있고 목욕탕도 선풍기가 있는데 제가 사용가능한 것은 목욕탕의 샤워기와 선풍기 뿐입니다.  

몇일전 제가 야근을 하고 돌아 왔는데 집안이 시원합니다.

천국이 따로 없더라구요.

아내가 일찍 친구들과 당일치기 여행을 떠난 날입니다.

마치 큰애가 쉬는 날이라 편하게 쉬고 싶었는지 아내가 나간후 바로 에어컨 가동을 했나 봅니다.

큰애가 문소리에 나와서 인사를 하고는 다시 들어갑니다.

이런일은 흔한 일은 아닌데 가끔 있는 일입니다.

큰애 혼자 있거나 이렇게 둘이 있을 때 입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아내는 선풍기도 잘 쬐지를 않습니다.

그러니 늘 선풍기는 나만을 향해 있지요.

에어컨을 이렇게 쓰려고 설치를 했나 싶을 만큼 아내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년중 에어컨사용을 할려해도 고작 2달인데 이 여름혹서기에도 사용을 하지 않을려면 도대체 왜 큰돈들여 사놓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사실 전기요금 때문이란것도 알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한겁니다.

그런데 더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제가 혼자 있을 때에도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뭐지, 지금 이순간도 그렇습니다. 아내가 오늘도 아침에 나갔거든요.

저는 오늘 야근이구요. 그런데 선풍기 한데 틀어놓고 에어컨을 틀 생각을 안해요.

사실 지금도 30도이거든요.

사무실에 나가면 24도 이하로 에어컨을 가동하지요.

그렇다고 보면 충분히 에어컨을 켜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 나는 뭐죠.

그리고 방해꾼도 없는데...

선풍기소리가 요란스럽네요.

혼자 있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에어컨에 쓰여진 현재 온도를 보면서

문득 에어컨을 켜지 않고 사는 나를 발견 했습니다.

???

바라보기(qkfkqh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