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기네스 기록이라 해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가장 많이 먹었다고 생각하는 게 뭐가 있을까 하고.

벌써 20여년 전 이야기다. 대학 다닐 때니까. 친구들과 밤 늦게까지 소주방(내가 대학 다닐 때는 소주방이란 게 있었다)에 가서 소주를 마시고 나왔는데, 뭔가 출출한 느낌이었다. 허기지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래서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파는 어묵을 먹기 시작했다. 

이 사진에서 가운데 있는 어묵처럼 둥글고 길게 생긴 거였다. 간장에 살짝 찍어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나포함 친구 3명이서 각자 50개씩 먹어치웠다.

술을 그렇게 먹었는데 어묵은 왜 그리 맛있는지. 50개가 적은 건지 많은 건지는 모르지만, 내가 지금껏 살면서 어묵을 한 자리에서 이렇게 많이 먹어보긴 처음이었다. 그 이후로 50개를 먹은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말이다.

이때 알았다. 소주를 마시고 난 뒤 어묵이 최고라는 거. 아마 어묵 속에 배어 있는 국물이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 음식 기네스 기록 가운데 하나는 바로 소주를 마신 뒤 먹은 어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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