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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에게 주문을 걸다.
오늘의 미션으로 살짝 웃음이 났다. 지금은 웃을 수 있는 일들이 예전에는 왜 그리 고통스럽다 여겼는지. 
시간이 주는 변화인 것 같다. 
지나고 나면 그저 흘러간 유행가 같아지는 느낌. 
 
요술이니, 마법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리 만무하지만 존재한다고 믿어야 할 것 같았던 시절,
그래야 위로가 되니까. 
달리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막막한 벽 앞에 서면 더 마법에 이끌린다.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마다 요술램프가 간절했기 때문이다.  
 
헛되다 하면서도 두 손 모아 신에게 기도하듯 소망을, 희망사항을 갈구해 본다. 
램프에서 나온 지니가 내 소원을 들어줄지말지는 그 다음 문제였다. 일단은 간절하니까 빌게 된다. 
소원이 그런 것이 아닌가. 보이는 현실이 너무 막막할 때 ,내 앞에 놓인 현실을 부정하고 싶을 때마다, 우울함으로 짙은 어둠이 날 삼키려할 때마다 밝은 빛을 찾아 날아드는 새처럼 나 역시 지니를 간절하게 불러댔다. 그리고 지니에게 주문을 외쳤다. 
 

 

"지니야! 세상의 모든 술을 맹물로 만들어다오. 지니야! 세상의 모든 술집들을 다 문닫게 해다오."
내가 간절하게  지니에게 빈 소원은 아버지의 주사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마흔 넘어서야 늦게 술을 배우셨다. 그런데 참기 힘든 주사가 있었다. 그 주사가 우리 가족을 너무 힘들게 했다. 
평상시는 과묵한 사람이 술만 마시면 녹음기를 틀어놓듯 밤새 주무시지 않고 계속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혼자 떠드시는 것이 아니었다. 가족들이 호응하지 않거나 대답하지 않으면 말은 두 배, 세 배로 폭주하는 기관차가 되었다. 
아버지의 주사는 밤새 말로 우리를 잘 수 없게 만들었고, 우리는 그 주사로 밤새 고문에 시달리는 기분이었다. 
한 말  또 하고 한 말 또 하고 그렇게 아침을 맞이했다.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아버지의 주사로 인해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고통이 얼마나 힘든지를. 
다른 사람들은 술이 취하면 시체처럼 늘어져 자는데 우리 아버지는 잠들지 않는 사람처럼 말로 술을 깨는 분이었다. 
엄마가 "애들 자야해요. 그만해요" 라고 말하면 그게 더 자극제가 되고 말폭탄이 쏟아진다.
어머니나 우리는 새벽에 이웃에게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분고분 장단을 맞추어 주어야 했다.
 
나는 아버지가 술 마시는 날이 너무 싫었고 잠을 못 자니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술이 마녀나 악마가 아니고서야.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변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술을 마시기 전하고 후가 너무 다른 아버지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집에서 술을 못 마시게 하면 술집에서 마시고 들어오니 술 파는 동네 술집들이 내게는 악마소굴 같았다. 
진짜 마법으로 술을 다 없애달라고 지니에게 소원을 빌 수밖에 없었다.
"지니야, 제발 잠 좀 편하게 잘 수 있게 오늘, 우리 아버지 근처에 있는 술이란 술은 다 없애줘"라고 빌었던 내가 과거 그 곳에  있었다.
그래서 주사있는 사람이 나는 지금도 싫다. 
#마법사#지니#소원#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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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문태(bujachoi) 2019-08-11 18:20:40

    동감하는 좋은 글인데요 술은 적당하게 실수하지않게 즐겁게만 마셔야겠군요 특히 주사는 금해야겠군요 나역시도 다시한번 생각해봐야겠는데요 오늘부터 조금더 신중해져야겠는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행복한가득 즐거운 시간되세요   삭제

    • Maybugsman(glassonly) 2019-08-10 13:57:26

      진짜 술은 없어져야마땅한 사회필요악인것 같아요
      술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가너무 많아서 이를 어쩌나 항상 노심초사하며 삽니다^^   삭제

      • 무아딥(MuadKhan) 2019-08-09 22:39:28

        저도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 사람으로서 이든님의 소원에 어느 정도는 공감이 갑니다. 특히 직장에서 선배나 윗사람이 주사를 부리면 정말 대책이 없어서 말이죠.(갑자기 소주병으로 때리던데 맞으니 상당히 아프더군요)
        술이 없어지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세상 사람들이 술을 정말 가볍게 ,적당히 마시도록만 조치해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삭제

        • 난초나라(kjkyj) 2019-08-09 20:36:04

          송이든님께서 아버님의 주사로 많이 고생하셨군요.. 하긴 혼자수다가 아닌 호흥을 원하는 술 주사면 저도 정말 힘들 거 같습니다.ㅠㅠ   삭제

          • 규니베타(ai1love) 2019-08-09 13:20:11

            처음에는 내가 술을 마시지만... 조금 지나면 술이 술을 마시고 ....
            그 이후에는 술이 나를 마시는 단계가 되죠
            술이 나를 마시면 이미 사람이 아닌 단계죠 뭐   삭제

            • momo(kondora) 2019-08-09 11:10:13

              마치 저의 어릴때 모습을 보는 것 같네요..
              저 또한 아버지의 주사가 엄청 심했죠...
              술을 안드시면 법없이도 살 분이신데, 술만 드시면 세상에서 제일 싫은 사람으로 변해버리죠..ㅠ.ㅠ
              지금은 돌아가셔서 아버지가 많이 그립긴 하지만, 그때의 기억은 지워버리고 싶어요..   삭제

              • 박다빈(parkdabin) 2019-08-09 09:26:59

                저도 비슷한 경험이 오래 있어서 마음이 시큰하네요.
                가족이 특히 어른이 술 마시고 남은 가족들 괴롭게 하면
                그 고통 말로 다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이든님..!   삭제

                • 억수로빠른 거북이(turtle7997) 2019-08-09 01:33:11

                  어떤 분은 술만 드시면 가족들을 앉혀두고 웃으시면서 그렇게 오만원짜리 만원짜리 현금을 용돈하라면서 뿌리신다는데....^^
                  (인터넷에 사진으로 많이 돌아다니는...)
                  이런 주사는 부럽데요^^   삭제

                  • 은빛태양을사랑할래(yulan21) 2019-08-08 21:14:14

                    어휴... 힘드셨던 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주사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상대방 고려안하고 흥에 겨워서 그러시는 분들.. 우리 외갓집분들 경상도신데 모여서 술드시면 정말 시끄러웠어요... 다른 얘기지만 저는 술먹고 우는 사람들이 정말 싫더라구여..   삭제

                    • 영s(kyoung50) 2019-08-08 21:07:58

                      저도 우리 아버지의 술때문에 주사는 적었지만
                      건강이 너무 안좋으신데도 불구하고 밥대신
                      술만 드셔서 너무 속상해서 술을 모두 없애고 싶었습니다.   삭제

                      • 메이블록(maybugs) 2019-08-08 16:12:40

                        아마도 평소에 말씀이 없는 분이라 주사가 말로 나왔는가 보네요.
                        안 좋은 주사를 가진 분들의 가족들은 술이 악마의 독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할 것 같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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