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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지에서 생긴 일 3] 임랑 해수욕장에서 보낸 가족만의 피서
임랑해수욕장이 주는 의미는 내겐 좀 특별하다. 가족끼리만 간 첫 여름 피서지였다. 
항상 일행이 있었던 여름휴가였다.
여름 휴가만 되면 남편은 가족여행이 아닌 친구들이나 지인들, 아니면 회사 사람들과 동행한 피서를 계획했다. 
평상시에도 주말이면 그렇게 어울려 놀면서도 휴가 때까지 놀지 못해 안달난 사람처럼  같이 보내려 했다. 
친구들하고도 놀고 싶고, 가족도 챙겨주어야 하고 그런 복합적인 마음들을 모아 다같이 동행하는 여행을 준비하는 것이다. 
 
난 우리 가족만의 추억을 만들고 싶은데 남편은 양 손에 두 가지를 다 쥐는 여행계획에 항상 우리를 합류시켜 놓았다.
펜션을 빌리고 남편의 지인과 친구들, 그 친구들의 아내와 자식들이 동행한 여행은 내게 피서가 아니었다. 남자들의 놀이터였다.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노느라 정신이 없고, 아내들은 아이들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쉬는 게  아니었다. 
단체로 가면 아무래도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았고 정신적으로도 피곤했다. 
가족들은 그저 덤으로 딸려온 기분이 들었다. 
남편만 신난 여행이었다. 자기에게 편한 사람이 아내에게도 편할 거라는 의식은 어디서 뿜어져 오는 걸까.
 
남편과 나! 서로의 입장차가 컸다. 다같이 하면 더 좋은 것 아니냐와 우리 가족끼리가 더 좋지 않느냐의 차이..
남편의 관점은 어쨌든 여행가는 것 아니냐는 것이고, 나는 이게 무슨 피서고 휴가냐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섞이는 것보다 우리 가족만의 단촐하고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나는 더이상 남편의 놀이터에 동행인이 되기 싫었다. 
그럴 바에 집에서 보내는 게 더 편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들어가자 어른들과 동행하는 여행보다 가족끼리 가고싶다는 의사를 비추었다. 그래서 난 남편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공포탄을 쏘아올렸다.
제발 가족여행을 가자고...그게 먹혔는지 가족만의 피서를 준비했다. 
임랑 해수욕장  주변에 펜션을 구하고  2박 3일동안 가족을 위해 남편으로서,아빠로서만 존재해 주었다. 송정해수욕장과 일광해수욕장, 임랑해수욕장이 다 가까이 있었다. 여름이면 송정 바닷가는 너무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일광해수욕장도 사람들이 많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인적이 적은 임랑해수욕장에서 아이들과 수영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뜨거운 백사장에서 뛰면서 즐거워했다.
 
나는 펜션이라는 공간에 우리 가족뿐이라는 게 너무 편안했다. 남편 친구들이 같이 있으면 편안하게 누워있지도 못하고 너무 불편한 게 많았는데, 우리끼리다보니 자유롭고 좋았다. 밖으로 보이는 모든 풍경들이  아늑하게 스며드는 것 같았다.
야외에서 장작불에 고기도 굽고, 마시멜로도 굽고, 오징어도 구워 캔먹주 한 잔 하며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세상을 다 가진것 같았다. 오로지 내 가족만 보이는 여행이었다. 
해 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가족끼리 이런저런 사소한 대화를 나누고, 게임도 하며 긴 밤 잠들기 아까웠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남편이 타 주는 모닝 커피를 마시며  일출을 감상했다. 
부드러워진 분위기에 그동안 겹겹히 쌓여 있던 불만들이 어느새  사그라드는 기분이었다. 
처음으로 남 의식하지 않고 내 가족끼리만 보냈던 임랑해수욕장!
그곳에서  본 해돋이와 노을이 더 멋졌던 이유는 내가 원하던 가족의 모습이어서 그랬던것 같다.
아이들의 미소를 관람하며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지녔다.
#임랑해수욕장#가족여행#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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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ogong(7paradiso) 2019-08-14 07:53:44

    멋진 휴가 포스팅 잘 읽고

    감상도 덕분에 잘 하여 기분이 좋아졌어요

    정성가득하신 포스팅에 추천과 후원하고 갑니다.

    남은 무더위 건강히 잘 보내시길여 (   삭제

    • 난초나라(kjkyj) 2019-08-12 23:55:23

      남편만 신난 여행이었다. 이 문구에서 송이든님의 전체적인 심정을 말씀해주시는 거 같네요...ㅠㅠ 여행은 같이 즐거워야하는데 고생하셨네요..   삭제

      • 바라보기(qkfkqhrl) 2019-08-12 22:47:50

        내 가족만 오롯이 함께하는 임랑해수욕장에서의 피서,기억에 남을만 합니다.
        아무래도 여러가족이 움직이게되면 아이엄마들은 힘들게 마련이지요.
        잘봤습니다.   삭제

        • 영s(kyoung50) 2019-08-12 21:36:10

          가족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즐겁죠.
          하지만 여자들은 휴가라고 하나 가족들을 위한
          준비와 뒤치닥거리로 바쁘다보면....
          차라리 집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휴가에는 진찌 단촐하게 나의 가족끼리 가서
          끼니 신경 안쓰고 마음 껏 실컷 노는 것이 최고의 휴가인 것 같습니다.   삭제

          • justy(justy) 2019-08-11 23:40:05

            남자들 지인 위주로 가면 남자들은 신나겠지만 여자들은 애들보랴 인간관계 또한 자유롭지 않으니 그리 즐거운 여행은 아닐 듯 합니다. 가족만의 즐거운 여행도 아이들이 어릴때라는 시기가 있는 듯합니다. 그때 부모님과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이 소중할 듯 합니다.   삭제

            • momo(kondora) 2019-08-11 18:40:14

              정말, 그동안의 휴가는 휴가가 아니였겠네요.ㅠ.ㅠ
              처음으로 가족끼리 보낸 여행이여서 매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즐거   삭제

              • 무아딥(MuadKhan) 2019-08-11 16:44:47

                정말 서로 친하면 친구 가족들끼리도 동반해서 대규모로 피서를 갈 수 있기는한데, 그래도 역시 자기 가족들끼리 시간을 보낼 때가 제일 편하긴 하죠.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피서는 역시 자기 가족 단위로만 가는게 좋은 것 같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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