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에 관하여

                       스티븐스

정신의 시란, 만족을 주는 것을 발견하는 행위 속에 있다. 예전에는 늘 꼭 찾아야 할

일은 없었다. 

무대는 준비되어 있었고, 대본이 적힌 것을 되풀이하면 되었다.

이윽고 극장은 딴 것으로 바뀌지고 그 과거는 추억이 되어 버렸다. 

시는 사는 것이야만 하고 고장의 말을 배우는 것이야만 한다. 

그것은 당대의 남성들과 맞대어야만 하고, 당대의 여성들과 맞대여야만 한다.

시는 전쟁을 생각해보고 만족을 주는 것을 찾아야만 한다. 

그것은 새 무대를 세워야 하고, 그 위에 올라서야만 한다. 

그리고 충족을 모르는 배우처럼 천천히 그리고 명상을 하면서 귀에다 정신의 가장 

섬세한 귀에 다 말을 들려주고 그것이 듣고자 하는 것을 어김없이 되풀이해야 한다.

그 소리가 들리면 보이지 않는 청중은 연극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두 사람이 하나가 

되듯이 두 개의 정서가 하나가 된 그러한 정서 속에서 표현된 그 자체에 귀를 

가다듬는다. 

 배우는 어둠 속의 형이학자이어서, 악기를 타고, 불현 듯 드러나는 올바름을 뚫고 가고,

정신을 송두리 간직한 소리를 울려 대는 철사 줄을 튕겨 주는데 정신은 그 밑으로 

내려갈 수도 없고 그 위로 넘어볼 염도 없다.

시는 만족을 발견하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은 스케이트를 타는 남자, 

춤추는 여인, 머리를 빗는 여인이 될 수도 있다. 시는 정신의 행위이다.

스티븐스 : 펜실베니아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40세가 넘어 시를 쓰기 시작했다. 프랑스 상징과의 영향이 현저한 그는 35년 이후에

5월의 시집을 발간해 영향력 있는 시인으로 성장했다. 그의 시는 그 제재를 광범한 

데서 선택하고 있으며, 인간의 심미적 경향을 중시하여 심미적인 것에 의해 진실에 

이를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의 시의 표면에 나타나는 풍자와 기지와 더불어 

그 바닥에 흐르는 우울함이 특징적이다.

「현대시에 관하여」는 시란 무엇이며 어떻게 쓰는 것인가 하는 그의 시론을 피력한 시다.

시는 전쟁을 생각해 보고 만족을 주는 것이어야 하며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서 시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그의 생각을 잘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