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당시 사무실이 신대방동 보라매 병원 맞은편에 있는
전물건설회관이라는 건물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름만 들어봐도 뭔가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드는 건물인데
다녀봤던 건물중에서는 내부 시설이 최고에 가까운
잘만들어진 건물이었다.

2002년 6월 10일 월요일
기분좋게 폴란드에게 일차전을 이긴 대한민국에게
예전통과를 위한 중요한 시합이 있는 날이었다.
바로 미국과의 2차전

월요일이기도 하고 경기시간이 오후 3시 30분이라 TV 시청이
애매한 시간이었는데 기쁘게도 건물에서 배려를 해줘
강당에서 축구중계를 관람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회사대표님의 배려로 우리팀도 강당으로 가서 볼 수 있었는데
이게 영 낮경기라 그런지 응원하는데 밍숭맹숭했다.

'가서 소주 한변 사서 물병에 넣어서 가지고 와라'
'그럴까요?'

후배직원을 시켜 소주한병을 몰래 강당으로 반입하여
깡소주를 먹으면서 응원했는데 그나마 좀 낫긴 했다.
누가 보면 별 XX놈이라고 욕했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스포츠 중계
응원에는 술이 빠지면 안된다.

아쉽게 비겼지만 그래도 예선통과에 한걸음 다가선 경기였다.
술냄새 나는 입을 꼭 막고 경기 후 사무실 한켠에서 짱밖혀 
있다가 퇴근했는데 아마도 그 일은 후배직원과 나만이
아는 에피소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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