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7년 전 애기 이군요. 

이 때 저는 캐나다 토론토에 이민 가 살고 있었습니다.

토론토로 이사 오기 전 살았던 서부 맨 끝 밴쿠버도 가보고 싶고 다른 지역도

가보고 싶어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 중간 중간 호텔이나 바 같은 곳에 가 보면

대부분 월드컵 중계를 해 주었습니다.

밴쿠버, 빅토리아 를 거쳐 앨버타주에 있는 에드몬튼 이란 도시에 갔습니다.

동계 올림픽으로 유명한 캘거리란 도시가 근처에 있습니다. 

가기 전에 알아보니 그곳 사이트에 누군가가 어느 공원안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놓고 한국 경기를 해 주니 한국 사람들은 모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구경하다 시간에 그곳을 가보니 유학생, 교민 할 것 없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대부분 빨간 티셔츠를 입고 있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같이 필승 코리아도 외치고 옆 사람과 어깨 동무도 하고 정말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해외에 나와 공부하고 사는 입장이다 보니 더 간절히 한국이 이겨주기를 소망

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극적으로 한국이 승리하고 경기가 끝난 뒤 공원 인근 일대가 아주 난리가

났었던 기억이 납니다. 

일부 젊은 친구들은 집에 돌아가지 않고 새벽 시간에 친구들이 끼리 떼를 지어

코리아를 외치며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는 광경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제가 살면서 본 월드컵 경기 가운데 가장 뜨겁고 즐겁게 본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crosssam